보고서 리뷰
터널시야 현상1)인가, 큰 그림인가?

보고서: Global Integrity Report 2022: Tunnel vision or the bigger picture?(2022)

EY(Ernst & Young)는 영국 런던에 본사를 둔 글로벌 회계∙컨설팅 기업이다. EY는 ‘2022 글로벌 윤리경영 리포트 (EY Global Integrity Report 2022)’를 통해 윤리경영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세계 54개국 4,762명의 기업 경영진 및 실무자를 대상으로 진행)를 소개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ESG보고에 대한 압력이 커짐에 따라 기업이 윤리적으로 행동해야 한다는 사회적 기대 역시 커지고 있으며 기업의 청렴성은 구성원들에게 점점 더 중요하게 여겨지고 있다. 그러나 고위 경영진이 기업 청렴성 프로그램의 효과에 대해 과신하는 경우가 많으며, 고위 경영진과 직원간, 고위 경영진의 말과 실제 행동 간에 괴리가 있다. 보고서는 청렴경영 실행을 위해 기업이 어떻게 '청렴성'의 가치를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 청렴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혁신을 통해 청렴성과 관련된 외부 위협을 최소화하고 장기적인 가치를 보호할 수 있는지 제시한다.

2022 EY 글로벌 윤리경영 리포트

기업의 관리 부실로 발생한 스캔들은 계속해서 기업의 가치를 떨어뜨리며, 기업에 대한 대중의 신뢰를 흔든다. 청렴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 강화로 기업 리더들은 더 큰 책임감을 요구받고 있으며, ESG 측정 및 평가 증가는 기업의 투명성 강화에 대한 기대로 이어지고 있다. 또한 청렴성은 주주와 경영진, 회사와 직원, 공급업체와 파트너 간의 신뢰를 구축하는 데 있어 기본이 된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팬데믹 속에서도 기업 응답자의 97%가 기업 청렴성이 중요하다고 답했다. 2022년에는 2020년 조사에 비해 행동강령을 제정하거나 정기적인 청렴 교육에 투자하고, 조직 가치 선언문을 마련한 기업이 더 많아졌다.

1. 청렴성 프로그램의 효과에 대한 인식

설문조사 결과는 기업이 주장하는 바와 행동의 차이('말과 행동의 차이')를 줄이기 위해 노력이 필요하며, 고위 경영진이 기업 청렴 프로그램의 효과를 과신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보여준다. 청렴성을 높이는 중요한 요소에 대해 기업 리더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절반(50%)이 법, 규정 및 행동강령 준수를 꼽았으며, 응답자의 3분의 1(33%)만이 통념 차원의 윤리를 준수하는 것이 청렴의 중요 특성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조사 결과에 따르면 기업의 주요 의사결정을 하는 이사회 구성원이 직원 대비 규칙을 벗어나거나 위법행동을 하려는 의지가 큰 것으로 조사되어 기업 리더들은 이에 주의를 기울여야 함을 보여준다(<그림 1> 참고). 또한 신흥시장의 경우 2020년에 비해 2022년에 비윤리적 행동 성향이 34%에서 41%로 증가했다.

<그림1. 규정 위반에 대한 고위관리자의 인식>

[출처: EY, Global Integrity Report 2022]

또한 고위 관리자는 직원들이 조직 내 청렴성에 대해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 잘 알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사회 구성원과 고위 관리자 77%는 직원들이 두려움 없이 부정행위를 보고할 수 있다고 확신하고 있으나, 직원의 20%는 여기에 전적으로 동의하지는 않았다. 조직 내 위법 행위를 신고한 설문조사 응답자는 2020년 23%에서 2022년에는 19%로 4%p 감소하기도 했다. 93%가 넘는 대부분의 기업들은 교육, 행동 강령, 내부 고발 정책 중 하나 이상을 갖추고 있으며, 직원 교육이 있다고 응답하는 기업은 59%에 달하지만, 직원 6명당 1명은 이러한 정책과 제도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답하거나 존재를 모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 청렴성을 위한 최적의 환경 조성

보고서에서는 최적의 청렴성 환경은 모든 직급과 직무에 걸쳐 가치가 공유되고 투명성이 높으며 위반이 용납되지 않는 기업환경이라고 말한다. 앞서 다룬 내용과 같이 기업의 고위층에서는 비윤리적 행동에 대해 관대해지고 있는데, 이와 비슷하게 이사회 구성원 34%는 고성과자의 비윤리적인 행동이 용인된다는 데 동의한다. 보고서는 이러한 결과에 대해 리더가 이러한 견해를 가지고 있다면 그 조직의 직원들이 윤리적 행동에 대한 동기를 부여받기 어렵다고 우려한다.

기업의 내부고발자를 보호하는 정도는 청렴문화의 필수적인 기준이다. 내부고발자 보호제도는 사업을 안전하게 유지할 수 있도록 직원이 보고하고 그 대가로 직원을 보호하는 상호보호의 형태라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모든 직급의 직원들은 보고 이후에도 안전하며, 위반행동에는 결과가 따른다는 것에 대한 확신이 필요하다. 그러나 설문조사 결과 직원들은 보고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로 보고해도 아무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를 꼽고 있다. 보고의 어려움에 대한 이사회와 직원 간의 인식에도 격차가 나타난다. 보고하는 것이 더 쉬워졌다고 인식하는 직원의 비율(25%)은 그렇게 생각하는 이사회(47%)의 비율의 대략 절반 정도로 나타났으며, 우려사항을 보고하는 것이 쉽다고 답한 직원 응답자의 비율은 36%로 2020년에 비해 감소하였다.

경영진이 내부 청렴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것 만으로 조직의 모든 개인, 하위 문화, 네트워크의 문화와 행동을 즉시 변화시킬 것이라고 기대해서는 안 된다. 새로운 기술과 기업의 굳건한 의지를 적절히 조합한 관리 및 투자가 필요하다. 청렴성 문화는 조직의 계층간(최고위층과 최하위층 사이의) 유대를 강화하는 것에 달려있다.

또한 디지털화되는 환경에 맞추어 디지털기반 프로세스를 구축하고 AI를 통합한 청렴 프로세스를 개발하여 인식과 행동 사이의 격차를 줄일 수 있다. 궁극적으로 비즈니스의 청렴성은 규정준수 및 위험관리보다는 조직, 자산 및 평판을 보호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보고서는 청렴성 의제를 촉진시키기 위한 다섯가지 행동들을 다음과 같이 소개한다.

<청렴성 의제를 촉진하기 위한 다섯가지 행동>

1. 비즈니스에 대해 제대로 파악하기

  • 사기 및 부패 위험 평가는 조직을 보호하기 위한 여정의 핵심이다. 이를 위해서는 위에서부터 아래까지 진지하게 접근하고,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며, 빈틈이나 약점이 드러날 때마다 정기적으로 강력하게 수행해야 한다.

2. 사람이 규정을 준수하게 하기

  • 시스템과 프로세스가 사기를 저지르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사기를 저지른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올바른 일을 하는 문화가 없으면 최고의 규정 준수 프레임워크라도 위반될 수 있으므로 강력한 청렴 문화를 구축하는 것이 제어 환경만큼이나 중요하다.

3. 데이터의 힘으로 역량을 강화하기

  • 데이터의 증가를 위협이 아닌 사기 방지에 도움되는 기회로 생각해야 한다. 자체 데이터를 사용하여 불규칙한 행동을 감지하고 예방 및 조사에 대한 대응을 안내해야 하며 ESG 여정을 돕고 청렴성 의제에 부합하는 데이터 수집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4. 훈련이 아닌 교육

  • 보고서에서 강조한 바와 같이 청렴 메시지가 서서히 자리를 잡아가고 있지만, 부정행위에 대한 경각심은 점점 커지고 있다. 모든 사람이 비즈니스 청렴이 '무엇'인지 이해할 뿐만 아니라 '이유'에 대해서도 이해할 수 있도록 훈련을 교육으로 전환하여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인식을 개선해야 한다.

5. 내부고발에 대한 발언 및 지원

  • 사람들에게 부정행위로 의심되는 사항을 선의로 보고(신고)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그들이 보복으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다는 확신을 심어줌으로써 안전하다고 느끼도록 해야 한다.

[출처: EY, Global Integrity Report 2022]

  • 터널시야 현상(Tunnel vision): 운전자가 터널에 들어가면 빛이 나오는 출구만 보고 달리면서 시야가 좁아지는 현상으로, 눈앞의 상황에만 집중하느라 주위 현상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것을 의미함

참고

  • EY, Global Integrity Report 2022(2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