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동하는 윤리경영
ESG 공시지표로 보는 반부패 · 윤리경영

미국의 해외부패방지법(FCPA), 영국 뇌물법(Bribery Act)과 반부패항목을 포함한 EU 기업지속가능성보고지침((Corporate Sustainability Reporting Directive, CSRD) 등 ESG 공시의무화로 윤리경영을 좀더 체계적이고 시스템적으로 접근할 필요성이 더욱 높아졌다. 변화하는 글로벌 법제와 표준에 부합하는 반부패 · 윤리경영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경영진의 노력이 핵심적이지만 동시에 내부정책과 통제를 통해 구성원들이 윤리적으로 행동하도록 이끄는 것이 중요하다.

기업 구성원이 윤리적으로 행동하기 위해서는 개인의 윤리의식뿐만 아니라 윤리적으로 행동할 수 있는 환경요인이 중요하다. 기업은 반부패 윤리경영 측면의 총체적 관리를 위한 전담부서와 책임자를 지정하여 법률상의 의무에 대응하고, 행동기준을 수립하여 구성원이 이러한 정책과 기준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필요한 교육을 제공하고 소통해야 한다. 또한 이윤창출이라는 성과중심에서 벗어나 공정한 윤리경영문화 조성은 지속가능한 기업 경영의 근간이 되며 기업 가치를 구현하는데 핵심적인 과제이다.

기업이 성공적으로 윤리적 기업경영 문화를 내재화한다면 구성원들이 일상업무에서 윤리적으로 판단하고 행동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다. 『행동하는 윤리경영』 코너에서는 조직의 구성원이 윤리의식을 기반으로 윤리적 판단과 행동을 위한 의사결정을 하도록 지원하고, 관리자가 구성원의 윤리적 행동을 유도하는 방법을 안내하고 이해를 돕고자 한다.

이번 호에서는 ESG공시 가이드라인의 반부패 · 윤리경영 지표를 살펴보았다. ESG공시지표는 기업의 ESG 성과창출을 위해 관리되는 활동뿐만 아니라 기업이 대내외로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보여준다. 이에 가장 대표적인 공시 가이드라인인 글로벌 보고 이니셔티브(GRI: Global Reporting Initiative)와 지난 2022년 11월 최종본이 공식 발표된 유럽지속가능성보고표준(ESRS: European Sustainability Reporting Standards)을 살펴보고자 한다. 현재 시장에서 가장 많이 사용1 되며, EU의 지침(Directive) 마련에 따라 EU 회원국에서 법제화하여 공시도구로 활용될 두 지표를 살펴보면서 반부패 · 윤리경영과 관련된 ESG 전략과 성과관리 방향을 확인해보고자 한다.

1글로벌보고이니셔티브 (GRI: Global Reporting Initiative)

GRI의 보고기준은 그 대상이나 영역을 포괄적으로 다루는 특징을 보인다. 성과보고에 앞서 기업을 둘러싼 이해관계자를 정의함으로써 투자자(주주) 뿐만 아니라 임직원, 공급망의 협력사, 소비자, 지역사회 등을 포함한 모든 이해관계자를 대상으로 함을 명시한다. 또한 기업 내 · 외부 환경과 자원, 거버넌스 등 주요 지속가능성 이슈의 영향을 이해하고 소통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여 기업뿐만 아니라 비영리기관 등을 포함하여 폭넓게 지표가 사용될 수 있다.

GRI는 2000년 ‘G1’ 가이드라인을 시작으로 지속적으로 정보공개 지침 및 지표를 고도화해 2016년 지표를 모듈식으로 확장한 ‘스탠다드’를 제정하였다. 지표는 각각의 번호가 부여되는데, 조직은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통해 보고 기간에 해당하는 성과를 공시하며 GRI 지표번호를 통해 색인(index)을 제시하여 공시정보의 비교가능성과 편의성을 높인다.

  • GRI 스탠다드는 보편적 기준(Universal Standards), 산업별 기준(Sector Standards), 주제별 기준(Topic Standards)으로 나뉘며, 주제별 기준은 경제분야 6개 주제의 13개 지표, 환경분야 8개 주제의 30개 지표, 사회분야 19개 주제의 34개 지표로 구성된다.

<GRI 스탠다드 체계>

  • 보편적 기준은 조직 프로필 및 거버넌스에 해당하는 ‘GRI 1: 기초(Foundation)’, ‘GRI 2: 일반공시(General Disclosures)’와 ‘GRI 3: 중대주제(Material Topics)’영역으로 구성된다. GRI 1은 GRI 전체 기준의 기본 내용을 다루고, 기준의 목적과 원리 등을 내용을 담고 있으며, GRI 2는 기업의 세부적인 사항 및 프로필 등의 구조적인 방법을 제공하며, GRI 3은 중대주제로 조직에 영향력이 가장 큰 주제를 선정하는 방법을 포함한다. 반부패 · 윤리경영 주제는 GRI 2일반공시에서 ‘윤리 및 청렴’ 주제 하에 ‘반부패 · 윤리경영 추진체계, 정책, 사내교육 및 고충처리 메커니즘’ 등의 지표를 다루고 있다.
  • 또한 주제별 기준의 GRI 200 ‘경제성과’ 안에서 '반부패(205)’ 항목이 다루어 진다. 세부적인 공시지표로 ‘사업장 부패 위험 평가, 반부패 정책 및 절차에 관한 공지와 교육, 확인된 부패 사례와 이에 대한 조치’ 항목이 보고되어야 한다.

<GRI 스탠다드 반부패 · 윤리경영 주요지표>

지표번호 핵심공시 공시내용
102-16
(일반공시)
가치, 원칙, 기준 및 행동규범 조직의 가치, 원칙, 기준 및 행동강령에 대한 설명
102-17
(일반공시)
기업윤리에 관한 자문 및 고충처리 메커니즘 조직의 윤리와 청렴성에 대한 자문, 비윤리 · 불법에 대한 보고체계(내외부)
205-1
(경제성과)
사업장 부패 위험 평가 부패 관련 리스크 평가 진행된 사업장 총 수와 비율, 확인된 중대리스크
205-2
(경제성과)
반부패 정책과 절차에 관한 공지와 교육 반부패정책 공지를 완료한 거버넌스 기구 구성원, 직원, 비즈니스 파트너(수와 비율)
반부패 교육을 받은 거버넌스 기구 구성원, 직원(수, 비율)
205-3
(경제성과)
확인된 부패 사례 및 조치 확인된 사건수 및 내용
  • 법처벌 횟수 및 벌금액, 소송현황, 근로자 해고 및 징계 현황, 비즈니스 파트너 관련 사건과 계약종료 현황, 기업의 충분한 조치현황 등

출처: GRI 102: General Disclosure 2016, GRI 205: Anti-corruption 2016

2유럽지속가능성보고표준 (ESRS: European Sustainability Reporting Standards)

유럽재무보고자문그룹(EFRAG)은 2022년 11월 CSRD(Corporate Sustainability Reporting Directive: 기업지속가능성보고지침)의 보고표준안으로 ‘유럽지속가능성보고표준(European Sustainability Reporting Standards, ESRS)’의 최종안을 발표했다. CSRD가 기업의 지속가능성과 관련된 전략, 목표, 진행 상황, 비즈니스 관계, 공급망 정보를 다루는 광범위한 공시규제라면, ESRS는 기업이 지속가능성 정보를 공시에 필요한 구체적인 기준이라고 할 수 있다. 이후 2023년 1월 CSRD 발효에 따라 그 적용대상이 되는 'EU에 기반을 둔 대기업과 상장기업, EU에서 사업을 수행하는 기업'까지 약 5만여 개의 기업이 이 표준을 따르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 ESRS의 지표 구조를 살펴보면, 2개의 공통기준(ESRS1, ESRS2)과 ESG항목으로 구성된 10개 주제별기준(환경 ESRS E1-E5, 사회 ESRS S1-S4, 거버넌스 ESRS G1)으로 나뉜다.
  • ESRS의 반부패 · 윤리경영 관련 기준은 ‘거버넌스 G1-사업수행(Business Conduct)’에서 다루고 있다. ‘사업수행’은 기업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전략, 접근방식, 운영과정, 절차와 성과에 대한 정보를 공시하여 이해관계자 및 사용자의 이해를 높일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기업문화, 공급망 관리, 부패 및 뇌물수수 방지, 정치적 영향 및 로비활동, 내부 고발자 보호, 동물복지, 지급관행 등을 그 범주로 다룬다. 상세한 지표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유럽지속가능성보고표준 반부패 · 윤리경영 주요지표>

지표번호 지표명 주요내용
G1-1 기업문화와 사업수행 정책 관련 이니셔티브, 이행과 모니터링 관리감독 체계, 기업문화를 확산하기 위한 정책과 인센티브 도구(부패식별 및 조사 메커니즘, UN 반부패 협약2에 부합하는 부패방지 및 뇌물수수 정책, 내부고발 제도 및 부호장치, 동물복지 정책(해당 시), 임직원 교육 등)
G1-2 공급망 관계관리 공급망과 공급업체에 미치는 영향, 조달 프로세스 관리, 중소기업 대상 연체 방지 정책과 관행 등(공급업체의 사회 · 환경성과 평가 및 실사를 포함)
G1-3 부패/뇌물 수수의 예방 및 적발 임직원 및 공급망 대상 대응체계와 교육현황
  • 대응체계: 부패/뇌물 사건 처리절차, 업무독립성, 결과 보고 프로세스, 관련 체계가 없는 경우 향후 추진계획
  • 교육현황: 대상, 전달방법, 횟수, 내용(범위)
G1-4 부패/뇌물 수수 사건의 처리 보고기간 내에 발생한 사건의 투명한 보고
  • 확인된 사건수 및 내용, 법처벌 횟수 및 벌금액, 소송현황, 근로자 해고 및 징계 현황, 비즈니스 파트너 관련 사건과 계약종료 현황, 기업의 충분한 조치현황 등
G1-5 정치 로비활동 로비 등 정치적 활동의 투명한 공개(목적 및 비용)
  • 해당시, 활동을 감독하는 총괄책임자
  • 직간접 금전 및 현물 기부액
  • 로비 활동에 대한 기업의 입장(간략한 설명)
  • 해당시, EU/회원국 투명성등록부(Transparency Register) 식별번호
G1-6 지불관행 중소기업 및 비즈니스 파트너 대상 투명한 지불관행
  • 자금집행까지 걸리는 평균일수
  • 표준 지불조건
  • 현재 진행 중인 연체 관련 법적절차 사건 수 등

출처: EFRAG(2022.11), Draft European Sustainability Reporting Standards G1 Business conduct

ESRS는 2022년 4월 지표초안에서 G1(거버넌스, 리스크 관리 및 내부통제), G2(사업수행)로 구성된 ‘거버넌스 지표’를 11월 최종안에서는 G1(사업수행)으로 수정 · 개편하였다. 이는 지표 축소가 아니라 초안의 G1 지표를 ‘공통기준’의 ①거버넌스, ②전략, ③영향, 위험과 기회 관리와 연계함으로써 반부패윤리경영이 조직 메커니즘 차원에서 다루어야 하는 지표임을 명시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또한 반부패 · 윤리경영에 대한 조직체계와 제도가 충분하지 않은 경우 이에 대한 향후 개선 및 추진계획을 공시하게 함으로써 기업의 변화를 이끄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최근 ESG공시 및 평가와 관련된 다양한 규범 및 기관의 통합작업이 이루어지고 있다. 2020년 GRI, SASB(지속가능회계기준위원회), IIRC(국제통합보고위원회), CDP(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 CDSB(기후정보공개표준위원회) 등 주요 5개 기관이 협력해 비재무정보 공시 글로벌 표준 마련을 발표하였으며, 2022년 GRI와 IFRS(국제회계기준위원회) 재단의 기준 설정과 용어 일치를 위한 업무협약을 발표하였다. 이러한 통합은 자본시장과 투자자의 관점에서 비교가능하고 신뢰할만한 데이터를 제공하기 위한 기초단계로 기업에 강력한 영향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기업은 주요 ESG공시 기준을 통해 자사의 윤리경영 현황을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참고

  • 포츈(Fortune)지 선정 글로벌 500대 기업 중 70%에 해당하는 기업에서 GRI 스탠다드를 사용하고 있으며(KPMG, 2020), 한국거래소 ESG포털(http://esg.krx.co.kr, 최종접속일: 2023.01.30)에 공개된 131개 기업의 모든 지속가능경영보고서가 보고기준으로 GRI 스탠다드를 활용하고 있어 국내외에서 GRI의 활용이 가장 보편적임을 알 수 있다.
  • UN에서 2003년 채택하고 187개 국가에서 비준한 법적구속력이 있는 국제협약
  • GRI 102: General Disclosure 2016

    GRI 205: Anti-corruption 2016

    EFRAG(2022.11), Draft European Sustainability Reporting Standards G1 Business conduct

    임팩트온(2020.09.23), GRI, SASB 등 글로벌 표준 빅5 뭉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