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속 기업윤리

기후위기라는 진실을 마주하다

영화, ‘돈룩업’

6개월 후 99.78%의 확률로 지구와 충돌하여 지구 전체를 파괴할 거대 혜성을 관측한 천문학자들은 이 재난을 예방할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정부를 찾아간다. 그러나 선거를 앞둔 정부의 관심은 지구를 멸망시킬 혜성이 지지율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어떻게 이용할 수 있을지 뿐이다. 언론은 ‘약도 달아야 먹기 쉽다.’며 이 무거운 진실을 유머처럼 다루고, 위기의식이 없는 대중은 울분을 토해 내듯 사실을 전하는 혜성 최초발견자 디비아스키를 감정적이고 예민하다며 조롱한다. 정부는 진실을 알리는 것이 손해라고 판단되자 이를 정치적 갈등으로 몰아가고, 사람들은 다가오는 진실 앞에 대립한다.

혜성충돌로 인한 지구종말 위기를 다룬 영화 ‘돈룩업’은 공상 SF 재난영화가 아닌, 기후위기를 외면하는 현대사회에 대한 풍자극이다. 기후위기로 전 세계에 대형 산불, 가뭄, 폭우가 거듭 반복되고 있으며, 우리나라도 2022년 한 해 동안 기록적인 폭우와 극심한 가뭄이 공존하는 기이한 기상현상으로 큰 피해를 입었다. 이미 기후위기와 그로 인한 재난은 현재진행형이며, 세계경제포럼은 2050년 안에 최소 12억 명이 기후난민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 그러나 여전히 다수는 기후위기에 대한 주장을 ‘과도한 공포심 조장’으로 여기며 회피하고 당장의 편의와 발전을 추구한다. 기후위기에 대한 소비자의 불안과 환경보호에 대한 신념을 마케팅의 도구로만 활용하는 기업의 ‘그린워싱’까지 만연하다.

전 인류가 봉착한 위기에 대하여 기업은 어떻게 인식하고 있으며, 기업의 모든 활동은 어디로 향하는가. 우리 눈앞에 닥친 진실을 직시하고, 사회적 책임을 가진 기업으로서 사회와 생명을 위기로부터 지키기 위해 해야 하는 일을 지금 바로 실행해야 한다. 지구를 향해 달려오는 혜성처럼, 기후위기로 인한 재난과 피해는 지금 이순간에도 빠르게 다가오고 있다.

(이미지출처: 네이버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