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코칭
공정문화를 통한 청렴윤리경영 노력
강승훈 수석연구위원
LG경영연구원

이번 호에서는 ‘이제부터 일하는 방식이 달라집니다’의 저자인 LG경영연구원 강승훈 수석연구위원과의 인터뷰를 통해 MZ세대가 말하는 공정성은 무엇이며, 공정문화를 만들기 위해 기업들이 어떠한 노력을 하고 있는지 알아보고자 한다.

Q1. 여론조사와 보고서, 기사 등의 매체들을 통해 나타나는 MZ세대의 특징으로 '공정’을 중시한다는 점을 꼽을 수 있겠는데요, 이러한 MZ세대의 특징과 MZ세대의 ‘공정 인식’은 무엇이며, 이로 인해 기업에 어떤 변화가 나타나고 있나요?

MZ세대가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들은 그들의 성장 과정 속에서 자연스럽게 형성된 것으로 봐야 합니다. 따라서 기성세대는 MZ세대가 표방하는 가치를 피상적으로 보기 이전에 그들이 자라온 환경을 이해하려 노력해야 합니다.

MZ세대는 한 마디로 '저성장기, 적은 자원을 놓고 누구보다 치열한 경쟁을 겪어온 세대'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물론 기존 세대도 풍요 속에서만 성장한 것은 아니고, 경쟁을 겪지 않은 것도 아닙니다. 하지만 베이비 부머와 X, Y세대와 같은 기성 세대들은 경제 성장 속에서 자라왔다는 점에서 MZ와는 근본적 차이가 있습니다.

성장사회와 정체된 사회는 경쟁의 양상이 다를 수 밖에 없습니다. 성장사회에서는 이번 기회를 놓치더라도 다음 기회가 있을 가능성이 높지만, 저성장 사회에서는 그렇지 않습니다. 그래서 MZ세대는 불합리한 룰로 인해 기회를 놓치게 되면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MZ세대는 경쟁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입니다. 하지만 최소한 경쟁의 룰만큼은 합리적이고 자신들이 이해할 수 있는 것이길 바랍니다. 최소한 같은 룰로 같은 출발선에 서게 해달라, 그것이 이들이 주목하는 가치인 공정의 개념입니다.

이로 인한 기업의 가장 큰 변화로는 바로 투명한 룰에 의한 성과급의 확산이라 할 수 있습니다. 과거의 성과급이 최고 경영진이 사후적으로 결정하는 일종의 시혜적인 성격을 띄고 있었다면, 최근에는 사전에 정해진 투명하고 공개된 기준에 따라 성과급을 운영하는 기업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러한 노력이 MZ세대의 공정 인식이 기업의 관행을 바꾼 대표적인 예라고 하겠습니다.

Q2. MZ세대의 인식을 반영하고 공정한 기업 문화를 만들기 위해 기업들은 어떤 노력을 하고 있으며 ‘공정 문화’는 어떻게 기업의 성과로 이어지고 있나요? (우수사례 소개)

‘공정’이라는 관점에서 또 하나 중요한 것은 바로 연공주의의 타파라고 할 수 있습니다. 2018년 한국경제연구원의 조사를 보면 지금 막 입사한 신입사원의 급여를 1로 봤을 때, 30년 이상 근속자의 급여가 3.11배로 나타났습니다. 이것은 일본의 2.37배에 비해서도 훨씬 높습니다. 만약 30년차가 1년차 신입사원에 비해 3배의 성과를 내고 있지 않다면, MZ세대의 관점에서 이것은 공정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많은 기업들이 이러한 연공적인 급여와 인사 제도를 깨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연차보다는 실제 성과 창출 정도를 기준으로 급여를 인상하거나 성과에 따른 보상의 비중을 키워가는 방식으로 제도를 바꿔가고 있습니다.

급여와 함께 최근 기업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은 수평적 문화를 만들려는 노력입니다. 연차와 관계 없이 자신의 생각을 말할 수 있고 옳다면 받아들여져야 공정한 것이겠죠. 그러한 사례로 LG전자는 작년에 조직문화를 위한 실행 가이드를 만들었는데요. 그 중에 ‘생각 위에 직급을 올려놓지 말자’라는 내용이 있습니다. 나이나 연차보다 실력으로 공정하게 일하는 문화를 만들기 위한 노력이죠. 많은 기업들이 직급 호칭을 단순화하거나 이름 혹은 ‘님’으로 서로를 부르도록 하는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물론 오랜 기간 위계적 문화를 유지해 온 조직이 호칭을 바꾼다고 극적으로 바뀌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저는 이러한 노력을 지속하는 과정에서 조금씩 조직의 분위기가 바뀌고 있고, 어쩌면 MZ세대가 숨김 없이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그것이 조금씩 투명하고 공정한 기준을 만들어가고 있는 것 자체가 그간의 노력이 쌓여 만든 성과라고 봅니다.

[LG전자 조직문화 실행가이드 사례]

2022년 5월 전사 조직문화 개선을 위해 8개 핵심가치에 기반하여 11가지 실행가이드를 개발하였다.
LG전자는 2022년 2월 초부터 국내외 임직원 대상으로 서베이를 실시하여 개선사항을 도출하고 구성원들의 의견을 반영한 8개의 핵심가치(소통 ∙민첩 ∙도전 ∙즐거움 ∙신뢰 ∙고객 ∙미래준비 ∙치열)를 정하였으며 이를 실행하기 위한 11가지 ‘REINVENT LG전자’ 가이드를 마련했다.
‘REINVENT LG전자’는 구성원들 스스로가 즐거운 변화를 만들어 가고 새로운 LG전자를 재가동하자는 것을 의미한다.

< 11가지 조직문화 실행 가이드>

가이드는 11가지 조항들을 통해 다양성 존중, 효과적인 소통, 솔직하고 적극적인 소통으로 즐겁고 투명한 조직문화 조성, 형식적인 보고 축소, 혁신적 도전, 축적된 노하우를 기반으로 빠른 실행력 담보, 동료간 신뢰, 고객에 대한 끊임 없는 연구 등 소통과 업무방식, 기업 비전의 방향과 관련된 내용을 담고 있다.

[출처: LIVE LG-LG전자 소셜 매거진, ” LG전자, 조직문화 ‘즐거움의 스위치’ 켠다”(2022.05.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