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디지털 기술은 기업 운영과 사회적 책임 실현에서 점점 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기업들은 이를 활용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체계를 구축하고, 표준을 마련하며, 기후위기 대응 및 지속 가능성 목표를 달성을 위한 기반을 조성하고 있다. 일부 기업은 AI와 데이터를 활용하여 운영 효율성을 높이고, 환경적·사회적 영향을 최소화하는 전략을 사용하고 있다. 이러한 접근은 기업이 지속가능한 가치를 창출하는 동시에 신뢰성과 투명성을 강화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AI는 반부패 활동에서도 중요한 도구로 활용되고 있다. 노르웨이의 독립개발연구기관인 Chr. Michelsen Institute (CMI)의 계열사인 U4 반부패 자원센터(U4)가 발간한 보고서 'Artificial Intelligence in Anti-Corruption – A Timely Update on AI Technology(2025)'는 AI가 현재 반부패 활동에 어떻게 적용되고 있는지 분석 및 소개하고 그로부터 얻을 수 있는 교훈과 시사점을 제시한다.
이번 보고서 리뷰에서는 AI 기술이 현재 부패 탐지 및 예방에 활용되고 있는지 업데이트 사항과 사례를 중심으로 발췌 및 소개하고자 한다. 청렴윤리경영 담당자는 AI를 활용한 부패 방지 사례를 통해 AI 기술의 적용 가능성과 한계를 이해하고, 이를 지속가능한 경영 전략과 연계하는 방안을 모색하는데 참고해 볼 수 있다.
부패방지 인공지능(AI) 기술의 발전
보고서에 따르면, AI는 기존의 반부패 영역(조달, 규정 준수, 담합, 자금세탁 방지 등)에서 좋은 성과를 내고 있으며, 디지털 기술이 활약하고 있는 분야에서도 성능이 향상되고 있다. AI는 특히 다음과 같은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1. 데이터 분석을 통한 위험 탐지와 투명성 개선(공공조달)
공공조달 영역에서는 프로세스와 누적된 조달 데이터를 디지털화하여 구축할 수 있다. AI를 통해 전례 없는 규모와 범위로 조달을 분석할 수 있다. AI는 새로운 위험 징후를 식별 및 실시간으로 업데이트하고 조정하여 법 집행기관이 새로운 사기 수법을 더 쉽게 파악할 수 있도록 하며, 범죄자들의 시스템 조작을 방지한다. 정치적 연결고리, 기업 소유 정보, 자산 신고 내역 등 여러 데이터를 결합하면 더 복잡한 담합(collusion) 및 이해상충 패턴을 탐지할 수 있다. 이를 위해 빅데이터 저장소를 구축하고 조달 데이터에 대한 대규모 위험성 평가를 수행하는 이니셔티브를 활용할 수 있다. 이니셔티브의 예시는 다음과 같다.
예시) 유럽연합(EU)의 DIGIWHIST 프로젝트
공공 조달을 보다 효율적이고 투명하게 만드는 것을 목표 EU전역의 17만 개 이상 입찰 데이터를 통합 분석하거나, 35개 EU인접 국가의 공공 조달 데이터 수집하여 공공 지출에 대한 광범위한 조사를 가능하게 하는 대화형 웹사이트, 앱 및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있다.
2. 실시간 모니터링
AI는 규정 준수, 사기 탐지, 자금 세탁 방지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용되며, 단편적인 현장 점검과 선별 감사를 보다 효율적이고 종합적인 실시간 모니터링으로 전환하는 데 기여한다. 모니터링을 통해 위험을 탐지하는 사례를 금융거래 분야를 중점적으로 살펴보자면 다음과 같다.
예시 1) 페루 금융거래 모니터링
페루에서는 수사관들이 AI를 활용해 수상한 금융 거래를 효율적으로 더 많이 선별하고 있으며, 그 결과 검찰 당국에 회부하는 사건 비율이 두배로 늘었다.
예시2) 은행권 사기 신고 탐지
한 글로벌 은행은 AI 시스템을 도입해 사기 신고의 오탐지 발생률을 75% 줄였으며, 또 다른 은행은 신고 건수를 두 배로 증가시켰다.
한편, 보고서는 AI가 의사 결정 과정에서 부패 가능성을 줄이는 데 기여할 수 있지만, 인간의 재량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으며, 공정하고 정확한 결정을 내리기 위해서는 인간의 재량과 최종 판단이 필수적이라고 지적한다. 또한, 각 상황에 맞는 공정한 결과를 도출하려면 행정적 의사 결정에서 어느 정도의 재량을 두는 것이 바람직한 원칙이다. AI시스템도 잘못된 결정을 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AI가 활용되는 새로운 부패 방지 영역
보고서에 따르면 반부패 AI기술은 기존 '고전적' 분야 외의 새로운 영역에서도 점점 적용 및 확대되고 있다. 특히 원격 감지(remote sensing)와 대규모 시민 참여 시스템 활용이 주목받고 있다.
1. 원격 감지를 통한 반부패 AI 적용(인공위성 활용)
그동안 AI는 이미지에서 정보를 추출하고 복잡한 패턴을 인식하는 능력을 발전시켜 왔다. 이와 함께 위성 감지 기술의 발전으로 환경 및 공공 자원의 불법 남용을 감시할 수 있게 되었다. 위성감지와 AI를 결합한 기술은 불법산림훼손, 채굴, 어업 등에 활용되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부패와 관련된 정치적 행위까지 분석 가능해졌다.
이러한 AI 기반 원격 감지는 지리적으로 접근이 어려운 지역의 부패 감시에 효과적이며, 관련 데이터는 시민사회 및 연구자들에게도 공개될 가능성이 있다. 원격감지를 활용하는 반부패 AI는 다음과 같이 활용되고 있다.
<원격감지를 활용한 반부패 AI 활용 사례>
불법 벌목 및 산림 훼손 감시 + 부패와 연계된 정치적 행위 분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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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U4, Artificial intelligence in anti-corruption – a timely update on AI technology(2025)
2. 정책 결정에서 부패 방지: AI 기반 시민 참여 시스템
AI는 정책 결정 과정에서 대규모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데도 활용될 수 있다. 반부패 청렴시스템은 공공정책이 공익이 아닌 일부 특정 그룹이나 개인에게 유리하게 진행되는 형태의 부패에 대응하여, 다양한 대중의 협의, 참여, 피드백 시스템을 활용하고자 한다. 일부 의견은 조직적으로 조작될 위험이 있으며, 특정 이해관계나 정치적 목적을 위한 선동 도구로 악용될 수도 있다.
AI는 텍스트 분석을 통해 의견을 자동 분류 및 요약, 중요한 내용만 선별하여 정책 결정에 반영할 수 있도록 돕는다. 대량의 자연어 텍스트를 분류하고 요약하는 AI의 능력은 많은 저품질 댓글 중 정보가치가 높은 소수의 댓글을 찾아내거나, 유사한 의견을 식별 및 통합, 수치화 하여 전반적인 여론을 파악하는 데 활용된다. 예를 들면, 스페인 마드리드 시는 AI 기반 소프트웨어 플랫폼인 ‘Consul Democracy’를 이용해 26,000건의 제안을 요약 및 통합하였고, 그 결과 단 2건의 제안만이 시의회에 상정될 수 있었다. 이러한 시스템은 더욱 개선되고 있다.
한편, 보고서는 AI 기반 반부패 기술의 발전을 위해 데이터 품질 개선, 알고리즘 편향 해결, 윤리적 문제 대응이 필수적이며, 이를 위해 국제 협력과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참고
- U4, Artificial intelligence in anti-corruption - a timely update on AI technology(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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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무역협회(KITA), 디지털 전환(DX)이 만드는 지속 가능한 미래(2024.09.24)
https://me2.do/FCAWYyBJ -
MIT 슬론 경영대학원(MIT Sloan School of Management MBA), "How to create business value through digital sustainability"(2025.3.14)
https://mitsloan.mit.edu/ -
EU위원회(European Commission) 홈페이지, "New online tools to shine light on public spending"
https://projects.research-and-innovation.ec.europa.e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