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SV(Creating Shared Value: 공유가치창출)는 미국 하버드 대학의 마이클 포터 교수가 주창한 경영철학이다. 기존의 CSR(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달리 경영활동을 통해 경제적 이익 창출과 사회문제 해결을 동시에 추구한다. 실업, 환경오염, 고령화 등의 사회문제를 기업 주도로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돈만 보고 달려도 생존을 장담할 수 없는 시장 환경에서 CSV는 거의 불가능한 미션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러한 CSV를 실제로 경영 일선에서 실천하고 있는 기업들이 있다. 이번 사례돋보기에서는 국내 CSV 비즈니스 사례와 그 추진 배경을 살펴보고자 한다.
돈만 보고 달려도 생존을 장담할 수 없는 시장 환경에서 CSV는 거의 불가능한 미션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러한 CSV를 실제로 경영 일선에서 실천하고 있는 기업들이 있다. 이번 사례돋보기에서는 국내 CSV 비즈니스 사례와 그 추진 배경을 살펴보고자 한다.

이러한 배경에는 전 세계 최고 수준인 고령화, 저출산 문제가 있다. 유한킴벌리는 휴지, 유아용품, 여성용품, 노인용품 등을 생산하는 제조업체다. 저출산은 곧 유아 기저귀 시장의 축소를 의미한다. 유한킴벌리 입장에서 시니어 시장 개척은 당연한 수순이다. 문제는 노인들의 빈약한 지갑 사정이다. 한국 노인의 소득빈곤율은 OECD 회원국 중 가장 높다. 자살률 또한 압도적인 1위다. 전 세계에서 가장 오래 일하고도 가장 가난한 노인들이 한국의 시니어들이다. 이들에게 요실금 팬티 같은 시니어용품을 구매할 여력은 없다. 유한킴벌리가 시니어 비즈니스 육성을 위해 시니어 일자리부터 창출하고 있는 이유다. 시니어 산업은 시니어들이 소비력을 갖춘 고객이 될 때 비로소 커지기 때문이다.
유한킴벌리는 지금까지 38개 시니어 비즈니스 소기업을 육성하고 650개 이상의 시니어 일자리를 창출해 왔다. 또한 시니어 시설에 심리/위생 교육을 제공하는 시니어 케어 매니저 육성 등의 성과를 냈다.

이러한 배경에서 탄생한 것이 실버택배다. 택배기사들이 지역 거점에 택배 물량 전체를 갖다 두면, 해당 지역에 거주하는 실버기사들이 집집마다 배달을 하는 것이다. 원래 사는 동네다 보니 주소가 어려울 일도 없다. CJ대한통운은 실버기사들을 위해 친환경 전동 카트도 제공하고 있다. 최근 신도시를 중심으로 차 없는 아파트가 많아지면서 실버택배 서비스는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실버택배는 일자리 제공에 더해 또 한 가지 중요한 역할을 해주고 있다. 노인 고독 문제 해결이다. 시니어들은 경제활동을 하며 동료들과 소통하고 업무 노하우도 공유한다. 삶의 활력을 되찾는 셈이다.
지난해 9월 유엔(UN)은 실버택배를 지속가능경영 우수 사례로 세계 각국에 소개하기도 했다.

풀무원은 동물복지 달걀 시장을 개척하고 국산콩 소비를 활성화시키는 등 국산 농산물 보급과 공급망 확대에도 노력하고 있다. 그 결과 지난해 협력기업을 통한 국산 농산물 구매 비율은 2016년 대비 26.9% 상승했고 259억 원의 구매 실적을 달성해 생산 농가의 소득 증대와 경쟁력 향상에 도움을 주기도 했다.

듀오는 전 직원의 90%가 여성이다. 그중 40대 이상 경력단절여성 비율이 70%를 넘는다. 실제로 여성들은 어느 정도 자녀를 키워놓은 40대가 되면, 가계에 보탬이 되기 위해 구직활동에 나선다. 그러나 이들을 반기는 기업은 드물다. 길게는 20년 가까이 일을 쉬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듀오는 적극 채용한다. 엄마로서, 주부로서 쌓은 경험을 ‘경력’으로 인정해주는 것이다. 실제로 회원들보다 더 까다로운 회원 부모님들의 속내를 신속하고 정확하게 파악하고 센스있게 상대방을 매칭해주기 위해서는 사무 능력보다도 통찰력이 필요하다. 먼저 결혼생활을 해본 선배로서 현실적인 조언을 해줄 수도 있다. 듀오는 기업 맞춤형 인재를 유치하고 사회는 여성 고용문제를 해소할 수 있는 사업인 셈이다.
사회와 기업은 운명공동체
CSV는 소비자의 구매력을 키우고 취약계층의 고용을 창출하며 환경을 보존하고 없던 시장을 만들어낸다. 기업의 일방적인 수혜가 아니라 기업과 사회, 양측 모두에게 효용을 주는 교집합인 것이다. 언제나 기업은 사회문제를 해결하며 성장해 왔다. 그것이 곧 소비자가 지갑을 열게 하는 유인이기 때문이다. 사회문제 해결과 경제적 이익 창출의 연결. CSV는 어쩌면 가장 원론적이자 가장 영리한 경영전략일 것이다.
자세한 참고자료 리스트는 국민권익위원회 홈페이지 내 한글파일(PDF파일)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