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속 기업윤리
오만한 리더십의 종말 -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너희들은 당연한 너희 몫을 뺏기고도 분한 줄을 몰랐고, 또 불의 앞에서 굴복하고도 부끄러운 줄을 몰랐다. 그것도 한 학급의 우등생이라는 녀석들이······ (중략) 너희들이 앞으로 어른이 되어서 만들 세상은······ 상상만 해도 끔찍하다.”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중에서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이문열 저)>은 많은 이들이 교과서를 통해 접한 풍자소설이다. 주인공 한병태는 아버지가 좌천되는 바람에 시골로 전학을 오게 된다. 얼마 되지 않아 그는 학급이 철저하게 반장인 엄석대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우등생들은 한 과목씩 담당해 석대의 시험을 대신 봐주고 다른 아이들은 석대에게 금품을 바치기까지 한다. 석대의 비행을 고발하는 등 반항하던 병태는 끝내 항복하고 샤프펜슬을 바치며 충성맹세를 한다. 그러나 석대의 시대는 생각보다 빨리 끝난다. 새로 온 담임선생은 모든 과목에서 1등을 차지한 석대를 의심했고, 비밀은 너무도 쉽게 들통난다. 결국 석대는 교실을 뛰쳐나가 그 길로 사라져버린다. 세월이 흘러 성인이 된 병태는 수갑을 찬 채 경찰에 끌려가는 석대를 우연히 목격한다. 그것이 엄석대의 종말이었다.

견제 받지 못하는 권력은 오만을 부르고, 오만은 필연적으로 독선을 낳는다. 위대한 기업들의 몰락이 대부분 외부의 실패보다 내부의 자만에서 비롯됐다는 사실은 의미심장하다. 견제와 겸손은 거추장스러운 것이 아니라 더 큰 성공을 위한 안전장치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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