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코칭
LH 사건이 불러온 이해충돌방지의 사회적 공감(共感)
최 재 한
협동조합 균형사회 플랫폼 대표
Q
한국토지주택공사(LH) 임직원의 부동산 투기는 공직자의 내부정보를 이용해서 개인의 사적 이익을 취한 전형적인 사례입니다. 이 사건으로 사회적 공감을 얻은 ‘이해충돌’ 또는, ‘이해충돌방지법’에 대해서 어떻게 이해해야 합니까?
A

”공직자 등에 대한 부정청탁 및 공직자 등의 금품 등의 수수를 금지“한 「청탁금지법」(일명 김영란법)과 함께 국회에 제출됐던 「이해충돌방지법」이 LH 사건을 계기로 급물살을 타 법 제정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이해충돌을 압축적으로 나타낸 표현이 ‘차공제사’(借公濟私), 즉 공익을 빙자해 사익을 추구하는 행위다. 공직자 이해충돌은 자신과 친인척, 특정인 또는 특정 기관·단체를 위해 공적 업무를 불공정하게 처리하며, 재직 중 취득한 정보를 부당하게 사적으로 이용하거나 타인으로 하여금 부당하게 사용하게 하는 것을 말한다.

현행 「공직자윤리법」 제2조의2(이해충돌 방지 의무)에 해당 내용이 명시돼 있다. 하지만, 「이해충돌방지법」 제정이 미루어지면서 발생한 LH 사건은 해당 기관을 포함해 공직사회의 윤리성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환기시켰다. 예컨대, 엄격한 처벌 규정을 담은 법 적용이 없는 상황이라면, 신도시 개발계획 담당자는 해당 지역 부동산을 적극적으로 매입해서 막대한 개발이익을 얻고 싶은 유혹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공공 조달 담당자는 친인척이 조달 물품을 생산할 경우, 품질과 가격 측면에서 경쟁력이 없어도 그 물품을 구입하려는 생각을 가질 수 있다. 공직자 비리나 부패행위가 발생한 이후의 사후규제보다는 이해충돌 자체를 사전에 예방하는 것이 공직사회 윤리성 제고에 훨씬 더 효과적이다.

일반적으로, ‘이해충돌방지’는 이해충돌 상황에서 회피 의무를 부여하거나 결정권을 제한하고, 특정 개인이나 조직에 특혜제공을 금지하고, 사익을 위한 내부정보 이용을 금지하고, 지위를 이용해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이해충돌방지법」은 개인의 이해관계와 관련성 있는 업무에서 벗어나게 함으로써 이해충돌의 가능성 자체를 최소화하자는 취지를 담고 있다.

Q
조직에서 구성원의 사익과 전체 이익이 충돌할 때 벌어지는 다양한 갈등 상황은 일상적인 현실입니다. 조직 내부의 이해충돌은 어떻게 조정되거나 관리되어야 할까요?
A

이해충돌이 적절하게 관리되고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루어지는 직무수행은 조직의 청렴 문화를 해치고 내부고발이 만연하는 조직의 위기를 가져올 수 있다. 조직 구성원은 직무수행에서 이해충돌의 개념을 올바르게 이해하여 어떤 행위가 금지 행위인지를 구체적으로 명확하게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 예컨대, 조직 구성원은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있는 직무내용, 직무관련자, 직무와 관련된 사적 이해관계 등을 제3자 또는 객관적 시각에서 자가 진단 체크리스트를 활용해서 이해충돌을 구체적으로 확인해야 한다. 이해충돌 여부는 본인이 가장 잘 판단할 수 있으므로 조직 구성원이 일상적인 자가 진단이 이루어질 수 있는 조직 환경을 만드는 것이 필수적이다. 특히, 조직 내에서 부서 이동이 있거나 부동산 또는 주식 취득 시 이해충돌 여부에 대한 자가 진단은 꼭 필요할 것이다.

다음으로, 자가 진단 결과 이해충돌이 발생할 것으로 의심되는 상황이라면, 조직의 윤리강령책임자 또는 인사책임자와 상담하여 직무의 회피 또는 변경을 요청하여야 한다. 이해충돌방지 담당자는 직무배치 시 항상 이해충돌 가능성을 체크하고, 사후적으로 확인될 경우 당사자에게 직무 변경을 요구해야 한다. 만일, 자가 진단으로 이해충돌 여부가 확실치 않다면 이해충돌방지 담당자와 상담하여 이해충돌 상황을 명확하게 파악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조직 관리자는 자가 진단 결과 이해충돌 상황의 정도에 따라 직무수행을 허용하거나 일시적인 직무 재배정, 인력 재배치 등 이해충돌 관리 조치를 해야 한다. 만일, 자가 진단을 하지 않거나 자가 진단 결과 이해충돌이 확인됨에도 불구하고 상담을 신청하지 않거나 직무의 회피 또는 변경을 요청하지 않은 경우 중징계 조치를 할 수 있도록 윤리강령에 규정함으로써 이해충돌방지의 실효성 있는 제도화가 필요하다.

「이해충돌방지법」 제정으로 공직사회뿐 아니라, 민간조직에서도 사익이 조직의 이익에 우선하는 잘못된 관행이 사라질 것으로 기대한다. 모든 조직은 이해충돌방지가 윤리경영의 중요한 가치로 자리잡을 수 있게 새로운 조직 관리 매뉴얼을 작성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