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원장 칼럼
디지털 전환기의 정부-기업의 역할
국민권익위원회 전현희 위원장

코로나 19 확산으로 인한 일상속 변화 중 하나로 원격교육, 재택근무 등 비대면 활동의 확산을 꼽을 수 있습니다. 우리사회는 디지털 사회로 급격하게 전환되고 있으며, 이제 4차 산업혁명은 먼 미래에 진행되는 일이 아닌 바로 지금 적극적으로 구상하고 실행하여야 하는 당면 과제가 되었습니다.

우리나라는 1990년대부터 IT 강국으로 인정받아 왔으며, 지난 2020년 발표된 ‘OECD 디지털경제전망(DEO)’에서는 브로드밴드 인프라 1위, 디지털 정부 플랫폼경쟁력 2위로 평가받은 바 있습니다. 이는 초고속인터넷, 5세대(5G) 이동통신 무선 인프라가 세계 최고 수준일 뿐만 아니라 디지털 플랫폼 및 데이터를 기반으로 국민이 자유롭게 정책참여를 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러한 디지털 역량을 적극 활용하여 경제전반의 디지털 혁신 및 역동성 촉진을 위해 정부와 기업, 국민 모두에게 더욱 적극적인 역할이 요구되고 있습니다.

우선, 국제적으로 디지털 투자가 확대되고 있습니다. 미국은 5G 무선통신망 구축을 위한 ‘5G 업그레이드 명령’을 의결하고 1조 달러(’22.1월 기준, 1,197조원)의 인프라 투자를 추진하였으며, EU는 AI 산업에 10년간 매년 200억 유로(’22.1월 기준, 27.6조) 이상 투자를 결정한 바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7월 14일 대통령 주재 ‘제4차 한국판뉴딜 전략회의’에서 “한국판 뉴딜”이 경제 및 사회적 구조 대전환 과정에서 대한민국의 미래 전략이며, 2025년까지 총 투자규모를 기존의 160조원에서 220조원으로 확대하기로 하였습니다. 한국판 뉴딜은 크게 ‘디지털뉴딜’, ‘그린뉴딜’, ‘휴먼뉴딜’로 구성되며, 디지털 뉴딜에 49조원의 재정이 투입될 예정입니다. 정부는 공공데이터 14만개의 공개, 분야별 빅데이터 플랫폼 31개 구축 등 ‘데이터 댐 구축’을 본격 추진하고 있습니다. 또한, 개방형 메타버스 플랫폼 구축, 클라우드 및 블록체인 등 핵심 기반기술 육성, 108개 지자체에 스마트 시티 플랫폼을 보급하여 S.O.C. 디지털화를 추진하는 등 전방위적인 노력을 통해 한국판 뉴딜의 성과를 국민 모두가 체감할 수 있도록 하고자 합니다.

국민권익위는 디지털 전환을 선도하는 부처로서 지난 1월 5일 ‘디지털 국민권익 플랫폼 비전’을 발표하였습니다. 이번 발표를 계기로 정부가 민원을 단순 처리만 하는 ‘행정시대’를 종식하고, 종합적이고 포괄적으로 국민권익을 보호·증진하는 디지털 정책시대로 전환하고자 합니다. 국민권익위는 디지털 국민권익 플랫폼을 구축하고, 국민 개개인의 민원을 국가 정책으로 확장 및 전환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명실상부한 ‘국민권익 시대’를 선도하고자 합니다.

국민권익위는 1,074개에 이르는 중앙·지자체·공공기관을 ‘국민신문고’ 시스템으로 연결하여, 연간 천 삼백 만 건의 국민들의 민원을 해결하고 국민과 소통해왔습니다. 또한 2016년 3월에 국민 정책참여 플랫폼인 ‘국민생각함’을 개통하였으며, 현재까지 백 만명 이상의 국민들이 상향식으로 정책을 제안하여 각 부처 정책 마련과 제도개선 등의 성과가 나타났습니다. 국민신문고에 축적된 수천만 건의 민원을 빅데이터 분석하여 전동킥보드, 점자블록, 친환경차 등 국민이 힘들어하는 현안 문제를 조기 발굴하여 해결방안 마련에 기여하였습니다.

2022년부터는 기존 시스템에 메타버스, 블록체인, AI 등 디지털 신기술을 반영하여 국민이 주인이 되는 ‘디지털 국민권익 플랫폼’으로 한층 더 도약하고자 합니다. 민원 처리가 끝난 후에도 민원인에게 필요한 정책정보를 자동 안내하고, 국민생각함에 메타버스를 접목하여 디지털 정책 의사결정 인프라를 고도화할 계획입니다. 또한 연 1,300만건의 국민제안과 민원 빅데이터를 다른 공공·민간 데이터와 연계·활용하여 사회 현안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겠습니다. 이를 통해 범정부 디지털 경쟁력을 강화할 뿐만 아니라, 원스톱 대국민 서비스 실현과 국민 삶의 질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국내 기업 또한 디지털 전환을 위한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합니다. 지난 11월 대한상의 지속성장이니셔티브(SGI)는 산업연구원과 공동으로 글로벌 주요 기업들의 디지털 전환 현황을 분석한 결과, AI·데이터의 전 산업 확장, 디지털 기술 접목을 통한 고부가 가치 신산업 진출, 제조업의 서비스화 등이 특징적이라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됨에 따라 국내 기업도 사업분야를 불문하고 스마트 제조 플랫폼 구축,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유통 효율화, 데이터 분석에 기반한 고객별 맞춤 마케팅 등 경영 전반의 디지털화가 진행될 것으로 전망되며, 선제적이고 적극적인 대응이 기업의 경쟁력을 한층 강화해 줄 것입니다.

또한, 디지털 기술의 적극적인 활용은 기업의 부패 리스크를 감소시킬 것으로 기대됩니다. 효과적인 컴플라이언스 프로그램 운용을 통해 부패 리스크를 식별 및 평가하고, 리스크 평가 결과를 내부관리 시스템과 연계하여 리스크가 높은 상황을 절차적으로 차단하거나 위험신호를 적시에 포착할 수 있을 것입니다. 데이터 분석 등 시스템을 통해 부패 리스크를 식별·평가하고, 발생 가능한 부패 시나리오를 도출한다면 부패를 사전 예방하는데 크게 기여할 것입니다.

디지털 전환기를 맞아 권익위를 비롯한 정부, 기업 등 사회 각 영역의 적극적인 변화 노력은 기업의 경쟁력 제고뿐만 아니라 국가 경쟁력 향상으로 이어질 것입니다. 각계의 노력이 제4차 산업혁명 시대를 선도하는 대한민국을 만들 수 있도록 국민권익위도 디지털 국민권익 플랫폼 구축, 청렴윤리경영 지원 등 다양한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나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