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기업은 단순한 규정 준수(compliance)를 넘어, 윤리적 판단과 문화 기반의 리스크 통제 역량을 요구받고 있다. 글로벌 윤리경영 평가 기관인 에티스피어(Ethisphere)에 따르면, 규제기관들은 조직문화의 중요성을 한층 더 강조하고 있다. 2024년 'Ethics Premium Report'에 따르면, 2023년 미국 법무부(DOJ)의 기업 컴플라이언스 프로그램 평가 기준에서 ‘조직문화(culture)’에 대한 언급은 2020년 대비 6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소셜 미디어와 디지털 커뮤니케이션의 발달로 기업은 점점 더 투명성과 사회적 책임이 강조되는 환경에 놓이고 있으며, 이에 따라 윤리는 기업의 평판뿐만 아니라 직원 만족도, 조직 생산성, 장기적 비즈니스 성과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에 기업은 윤리적 문화를 구축함으로써 임직원의 윤리적 행동의 토대이자 기준으로 작용하고, 구성원이 윤리적 딜레마에 대응하는 방식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번 사례 돋보기에서는 국내외 기업이 윤리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어떤 원칙과 실천 방식을 채택하고 있는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교보생명은 국내 금융 및 보험분야의 기업으로 ‘2024 제네바 기업가정신 포럼’에서 ‘글로벌 윤리경영과 이해관계자중심 경영대상’을 대표이사가 수상하는 등 윤리경영 내재화를 위한 여러 노력을 기하고 있다. 2024년 교보생명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따르면 교보생명은 기후변화 대응, 고객 만족 제고와 함께 준법윤리경영을 핵심 중대 이슈 중 하나로 선정하여 임직원의 직무윤리와 내부통제를 강화하기 위한 활동을 시행 중이다.
임직원이 지켜야 할 행동 기준을 ‘교보인의 직무윤리강령’을 통해 구체화하고 이를 기업 홈페이지를 통해 명시하고 있다. 이 강령은 ‘직무윤리헌장’, ‘직무윤리실천규범’, ‘세부지침’으로 구성된다. ‘교보인의 직무윤리실천규범’은 임직원 행동지침으로 금융기업인 교보생명이 사회로부터 요구받는 높은 수준의 법적ㆍ윤리적 요구수준을 충족시키도록 제정되었다. 이 규범을 통해 기본적인 직무윤리부터 이해관계자와 관련된 직무윤리들을 다룬다.
만약, 규범에 구체적으로 명시되지 않은 상황에서 회사의 핵심가치에 부합하는 행동을 돕기 위한 질문인 「Yes준법! OK윤리! 자율점검표」를 제시하여 윤리적 가치 판단을 유도한다. 그래도 판단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준법감시인과 상의할 것을 권장한다.
특히, 세부지침에서는 정직하고 투명한 경비집행, 임직원 간 금전거래 등, 외부 이해관계자와의 선물, 경조금 등, 공직자 등에 대한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제공과 같은 항목에 대해 구체적인 추가 설명을 제공한다. 일부 발췌하여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행동지침 - 임직원 간 선물, 경조금 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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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무윤리실천규범] 제4장 임직원에 대한 직무윤리, (3) 임직원 간 금전거래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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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러한 업무현장에서의 직무윤리 실천을 위해 모든 임직원을 대상으로 매년 ‘교보인의 직무윤리실천 다짐’을 행사를 시행하고, 전자서명을 통한 서약을 진행한다.
이와 함께 교보생명은 전사적인 윤리경영 커뮤니케이션 체계를 운영하고 있다.
먼저 임직원 교육에서는 금융부문 준법의무에 대한 전사적 이해를 제고하도록 자금세탁방지 법규와 관련하여 사이버교육과 집합교육을 병행하고 있다. ‘준법·윤리 자체교육의 날’을 지정하여 전 임직원을 대상으로 주요 윤리 이슈와 컴플라이언스 주제에 대한 교육을 진행하며, 신입사원과 조직장에게는 역할에 맞는 맞춤형 윤리교육을 실시한다. 각 부서별 자율적 윤리문화 확산을 위해 준법지원담당제도를 두어 해당 직무의 중요성과 전문성을 체계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또 다른 예시로는 ‘웹툰’ 도 활용한다. 정기적으로 발행되는 웹툰은 실생활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윤리적 딜레마를 스토리로 구성하여 준법·윤리 사례를 제시하고 임직원의 공감과 실천을 유도한다.
NVIDIA(엔비디아)는 미국에 본사를 둔 반도체 분야의 다국적 기업으로, ‘지적 정직성(Intellectual Honesty)’이라 불리는 투명한 소통문화를 핵심 가치로 추구한다. 여기서 지적 정직성이란, 진실을 추구하고 실수로부터 배우며 그 배움을 조직과 공유하는 것을 의미하며, 투명한 소통과 윤리적 실천을 중시하는 엔비디아의 조직 문화를 일컫는다. 이러한 지적 정직성 문화는 구성원의 몰입도를 높이고 성과창출과 낮은 이직률의 원인으로 꼽히기도 한다.1)
NVIDIA는 이러한 가치를 바탕으로 최고 수준의 윤리 기준에 따라 회사를 운영하며, 이를 임직원 모두가 실천할 수 있도록 행동강령(Code of Conduct)을 통해 구체적인 기준과 지침을 제시한다. 행동강령 중 ‘진실성과 공정성’을 다루는 부분에서는 모든 구성원이 스스로 윤리적 판단을 내릴 수 있도록 돕는 질문을 제공한다.
이 외에도 뇌물수수 및 공여, 이해충돌 방지, 경쟁 제한 및 독점금지, 국제무역 관련법 준수, 공개의무 준수, 미공개 정보 거래 및 공개 금지, 정확한 비즈니스 기록 유지에 대한 행동방침과 함께 숙지해야 할 관련 규정과 문의처도 함께 제시하여 임직원의 실천을 돕는다.
이해충돌을 회피합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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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유형의 활동은 이해충돌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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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엔비디아는 전 임직원을 대상으로 입사 시점과 이후 2년 주기로 행동강령 교육을 실시하며, 이 과정에서 윤리, 직장 내 괴롭힘 방지, 다양성 및 포용성 등 다양한 주제를 다룬다. 특히 고객, 파트너, 공급업체 등 외부 이해관계자와 자주 접촉하는 영업·재무·조달 직군의 직원들은 글로벌 뇌물수수 방지 및 부패 방지에 관한 추가 교육을 받기도 한다.
한편, 엔비디아는 정직성 문화를 구축하기 위해 모든 사람이 윤리적으로 행동하고 자신의 의견을 말할 수 있도록 엄격한 보복금지 정책을 운영한다. 우려사항 보고 시 이루어지는 조사 절차가 궁금한 임직원을 위해 조사 절차에 대한 온라인 교육도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