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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윤리
브리프스

2017년
2월호

전문가 코칭

윤리경영의 가속페달, 윤리적 소비

최 재 한 균형사회연구센터 대표최 재 한 | 균형사회연구센터 대표

Q1윤리적 소비가 강조되는 이유는 무엇인가?

소비(consume)란 단어는 영어식 용법에서는 “소멸시키다, 다 써 버리다, 낭비하다, 소모하다” 등과 같이 부정적인 의미로 사용되었다. 소비사회(consumer society)라는 표현도 낭비가 많은 ‘일회용’ 사회에 대한 비판을 나타내고 있다. 상품 제조사와 광고대행사 입장에서 ‘소비자’는 생산된 제품을 모두 팔아치워야 할 대상에 불과하다. 따라서 윤리적 소비를 한다는 것은 소비자가 주체로서 여러 부정적 현상에 대한 바로잡음에 참여하는 것이다. 윤리적 소비란 개인적 차원의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소비행동을 포함해서 생태학적 지속가능성과 빈곤 및 사회양극화문제/노동자의 인권과 노동환경/아동노동착취 등 사회정의를 고려한 대안적 소비양식을 말한다. 생태 친화적 소비는 저탄소상품이나 에너지절약상품, 동물보호 상품 등의 소비를 말하고, 사회정의를 고려한 소비행동은 공정무역/공정여행/로컬구매/공동체운동/나눔 및 기부 등이 있다. 가장 대표적인 윤리적 소비인 공정무역제품구매는 저개발국의 생산자들이 경제적으로 자립하고 그 지역사회가 발전할 수 있게 도움으로써 글로벌 차원의 상생에 기여하는 것이다.

눈앞의 이익만 탐하는 비윤리적인 기업이 원하는 것은 바로 비윤리적 소비자이다. 높은 연비를 자랑하는 폭스바겐의 배출가스 조작이라는 파렴치한 행동이 알려지기 전까지 소비자들은 브랜드가치와 값싼 경유에 눈이 멀어 디젤자동차 매연이 친환경정책에 역행하건 말건 내 알 바 아니라는 ‘비윤리적 소비’를 선택하였다. 비윤리적 소비의 대가는 일순간 개인에게는 긍정적일 수 있지만 사회적으로는 노동인권을 억압하고 환경을 파괴하는 등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생산은 그 자체로 목적일 수 없고 소비를 위해 존재한다. 결국 윤리적 소비라는 결집행동(collective action)이야말로 생산의 주체인 기업의 비윤리적 행위를 바로잡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인 셈이다. 깨어있는 소비자 의식(consumer awareness)은 기업의 윤리경영을 모니터하고 사회의 지속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출발점인 것이다.

윤리경영의 가속페달, 윤리적 소비

Q2윤리경영은 윤리적 소비를 어떻게 만족시킬 수 있나?

윤리경영은 기업의 브랜드가치를 높이고 기업 활동에 정당성을 부여하여 기업평판과 소비자의 신뢰 및 충성도가 높아짐으로써 매출이 늘어나고 우수한 인재가 유입되는 효과를 낳는다. 소비자들을 만족시킬 윤리경영의 구체적인 내용은 기업 사회책임의 국제표준인 ISO 26000에 잘 담겨있다. 기업 내 조직관리/인권/노동관행/환경/공정운영관행/소비자이슈/지역사회 참여와 발전 등이 소비자가 판단해야할 핵심 체크포인트다. 윤리적 소비자들이 기업의 동물권리보호에 대한 진정성에 만족한 사례가 있다. 토끼나 흰쥐와 같은 동물들이 화장품의 부작용 검증실험에 잔인하게 이용당한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몇 년 전부터 화장품업계의 동물실험금지가 점차 세계적인 추세가 되고 있다.

기업은 사회공헌이라는 대의명분(cause)으로 소비자들의 참여와 지지를 얻는 ‘코즈마케팅’을 통해 경제적 가치와 공익적 가치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 1984년 미국 아메리칸 익스프레스는 고객이 카드를 사용할 때마다 1센트씩, 신규 가입할 때마다 1달러씩 ‘자유의 여신상’ 복원기금에 기부하기로 했다. 이것이 최초의 사례이고 덕분에 이벤트 기간의 카드 사용이 27%나 증가했다. 가장 성공적인 코즈마케팅 기업으로 알려진 미국 탐스 슈즈는 신발 한 켤레를 판매하면 빈민국가 어린이들에게 신발 한 켤레를 기부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코즈마케팅이 기업의 사회공헌이미지를 알리면서 브랜드 충성도를 높일 수 있지만, 진정성 없는 마케팅전략만으로는 착한 소비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오늘날 제품의 품질이나 가격이 차별화되지 않고 동질화되어가는 기업환경에서 윤리경영을 얼마나 진정으로 실천하느냐가 소비자충성도의 새로운 판단기준이 될 수 있다. 결국 윤리적 소비는 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중시하고 윤리경영문화를 확산시키는 가속페달이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