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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윤리
브리프스

2018년
10월호

전문가 코칭

사회적 가치 창출

뉴 노멀 시대와 기업윤리라 준 영 | 가톨릭대학교 경영학부 교수

Q1 사회적 가치란 무엇이며, 기업 활동과 어떤 관련이 있을까?

요즘 ‘사회적 가치’에 대한 담론이 한창이다. 정부는 물론, 시장과 기업에서도 관심이 많다. 사회적 가치의 개념을 단순화하면 ‘사회문제의 해결을 통해 생기는 가치‘를 뜻한다. 전통적으로 사회문제 해결은 정부와 시민사회의 몫으로 여겨져 왔다. 그러나 21세기 들어 기업의 사회적 역할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시장과 기술 조건이 달라지면서, 기업의 사회문제 해결 활동이 활발하게 펼쳐지고 있다. 기업활동이 창출하는 사회적 가치는 크게 ‘사회책임(social responsibility)’과 ‘공유가치(shared value)’로 구분할 수 있다. 먼저 사회책임은 비즈니스 활동 전 과정에서 직·간접적으로 발생한 ‘사회문제’에 대한 기업의 책임을 뜻하며, 이 문제와 관련된 사전적 예방 활동과 사후적 조치를 포괄한다. 그러나 이 활동의 사회책임 성과는 시장의 가격기구에 반영되지 않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경제적 가치와 상충관계(trade-off)에 있으며 기업의 추가적인 비용 지출을 유발하는 경향이 있다. 물론 이를 통해 기업의 존망을 좌우할 수 있는 사회적 위험을 줄이고, 주요 이해관계자의 신뢰를 확보하여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현재 국제사회에서 통용되는 CSR, 지속가능경영, 기업시민정신 등은 모두가 기업활동의 사회책임에 관한 것이다. 공유가치는 제품·서비스와 시장의 혁신, 가치사슬의 재구성, 상생적 기업생태계 구성 등을 통해 사회적 가치를 가격기구에 통합하여 비즈니스에 내재화하는 것을 의미한다. 사회문제 해결의 관점에서 보면 사회책임이 기업이 직접 발생시킨 사회문제를 스스로 해결하는 것이라면, 공유가치는 사회의 실제 현안 문제를 비즈니스를 통해서 해결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면서 창출한 사회적 가치를 전략적으로 활용하여 새로운 경쟁우위를 확보하는 것이다. 환경·에너지, 의료·보건, 안전, 교육, 사회서비스 등 사회적 가치가 내재된 분야, 저개발국의 빈곤층(BOP) 사업 등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아직 글로벌 대기업 차원의 규모 있는 성공사례가 부족한 편이다. 그 동안 공유가치가 사회책임을 넘어서는 새로운 논리인 것처럼 논의되어 왔지만, 최근에는 서로 보완적으로 보는 견해가 다수다. 여전히 기업 활동을 통해 발생하는 사회문제의 심각성을 외면할 수 없고, 그것이 기업의 생존과 직결된 위험 요인이기 때문이다. 특히 세계 금융자산의 30%까지 성장한 사회책임투자(SRI) 또는 환경, 사회, 지배구조를 의미하는 ESG(environmental, social, and governance)투자도 기업의 사회책임 성과를 투자 의사결정의 중요한 기준으로 삼고 있다. 기업의 사회책임에 대한 강력한 시장 압력이 존재하는 셈이다. 이제 기업은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서 ‘사회책임’과 ‘공유가치’ 모두를 기업의 비즈니스에 내재화하고 사회적 가치 창출을 위해 보다 적극적인 활동을 펼쳐야 한다.

Q2 기업의 사회적 가치 창출 유무를 어떻게 확인하고 판단할 수 있을까?

기업의 사회책임 및 공유가치 활동을 통해 실제 창출된 사회적 가치를 ‘사회성과’라고 한다. 기업회계에서 ‘재무성과’를 기준으로 기업의 경제적 가치창출 활동을 평가하듯이, 기업활동의 사회성과를 측정·평가함으로써 기업의 사회적 가치 창출 정도를 판단할 수 있다. 사회책임 차원의 사회성과는 주로 기업의 ‘지속가능성보고서’를 보고 판단할 수 있다. 이 보고서는 기업 입장에서 ‘사회’를 이해관계자의 집합으로 가정하고, 이해관계자 관련 사회성과를 측정한 일종의 사회적 회계보고서이다. 이를 바탕으로 투자자에게 사회성과 정보를 제공하는 각종 ESG 지수(index)와 평가도구 등이 개발되어 널리 활용되고 있다. 공유가치 차원의 사회성과는 화폐가치로 측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래야 다양한 사회적 가치의 비교가능성이 높아져 사회성과를 시장의 가격기구에 통합하기가 쉬워지고, 비즈니스 의사결정 과정에서 사회적 가치와 경제적 가치를 동일한 기준과 단위로 평가할 수가 있다. 최근 SK그룹이 사회적 가치창출을 기업의 주요 목표로 선언하며 도입한 사회적 가치 측정 도구인 DBL(Double Bottom Line)이 대표적인 예다. 공유가치의 사회성과는 주로 제품·서비스, 프로세스, 가치사슬, 커뮤니티에서 발생한 사회적 편익과 비용을 화폐가치로 환산하여 합산하는 방식으로 측정한다. 특히 제품·서비스를 통해 발생하는 사회적 차원의 삶의 질 개선 성과가 중요한데, 이 성과는 매출액 또는 생산량에 비례해서 증가하기 때문에 사회성과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한편 사회책임 성과도 일부 화폐가치로 측정할 수 있으나 상대적으로 공유가치에 비해 과소평가되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화폐가치 측정은 지속가능성보고서의 정성·정량적 측정 방식과 병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