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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윤리
브리프스

2018년
10월호

윤리연구소 - 보고서 리뷰

사회적 가치 창출 전략



기업의 사회적 가치 창출에 대한 논의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러나 다양한 논의에도 불구하고, 기업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고, 어떠한 사회적 영향을 가져올 수 있을지는 많은 기업인들에게 여전히 모호한 것이 사실이다. 이번 윤리연구소에서는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에 게재되었던 마이클 E. 포터와 마크 크레이머 교수의 “전략과 사회: 기업의 경쟁우위와 사회적 책임의 관계 (Strategy & Society: The Link Between Competitive Advantage and 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를 통해 기업의 사회적 가치창출을 위한 구체적인 전략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 사회적 가치 창출 논의의 한계

기업의 사회적 가치 창출 전략 수립을 위한 구체적인 방법을 알아보기에 앞서, 기업의 사회적 가치 창출 방법과 관련된 기존 논의의 한계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무엇이 부족했기에, 우리에게 사회적 가치 창출의 방법은 여전히 모호하게 인식되는 것일까?

기존의 사회적 가치 창출은 크게 네 가지 측면에서 논의되어 왔다. 첫 번째는 윤리적 호소와 관련된 것이다. 기업은 ‘착한 사회 구성원’으로서 도덕적 가치를 추구하기 위해 사회적 공헌에 힘써야 한다는 내용이다. 그러나 이 접근은 기업의 사회적 가치 창출 행위가 이익과 비용측면으로 보며 두 요소를 대립적으로 전제한다는 한계점이 있다. 두 번째는 지속가능성 관련 내용으로, 기업의 사회적 가치 창출과 지속가능한 발전에 연관성이 있다는 점에서는 유의미 하지만, 기업이 실제로 참고할 수 있는 구체적인 프레임워크 제공은 부족하다. 세 번째 논의인 ‘사업허가(license-to-operate)’ 접근법은 기업이 여러 외부 이해관계자들(정부의 규제, 지역 시민, 비영리 활동가 등)을 고려해 사회적 책임을 다하며, 이들의 ‘허가’를 통해 기업의 정당성을 획득한다는 내용이다. 그러나 이 접근법 역시 외부 이해관계자들에게 초점이 맞추어져 있어, 기업의 방어적 태도와 관련된 단기적 활동만을 논한다는 한계를 가진다. 마지막 논의는 기업의 이미지 및 명성 제고라는 측면으로, 기업의 전략적 이익 추구에 대해 이야기하지만 결국 이 역시 외부로부터의 인식에 초점이 맞춰져 있기에 기업이 사회적 가치 창출 전략을 내재화하는 것에는 부족함이 있다.

◎ 기업과 사회의 상호의존성

기존의 논의가 가지는 공통되는 한계점은 기업의 비즈니스 행위와 사회적 가치 창출을 상호의존적인 것이 아닌 상호대립(trade-off)적인 요소로 인지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본 보고서의 저자들은 기업과 사회라는 두 요소는 근본적으로 상호의존적인 것임을 주장한다. 즉, 기업의 비즈니스는 위기에 직면한 사회에서가 아닌 건강한 사회 내에서만이 오래도록 성행할 수 있고, 건강한 사회 역시 성공적인 기업들이 존재해야만 만들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상호의존성은 둘 사이의 교차점이 있다는 것이고, 이는 곧 둘 사이의 공유가치가 존재함을 뜻한다.

◎ 비즈니스 전략 속에 사회적 가치 창출 전략을 녹이다

기업과 사회의 상호의존성을 고려한다면, 비즈니스 전략과 사회적 가치 창출 전략이 별개가 될 수는 없다. 한 마디로 기업의 비즈니스 전략 속에 사회적 가치 창출 전략을 녹여야 하는 것이다. 그 방법을 크게 세 가지 단계로 설명하고 있다.

기업의 비즈니스와 사회문제의 교차점을 파악하라
각 기업과 그 기업이 속해있는 사회와의 교차점은 경쟁적 맥락(competitive context)을 살펴봄으로서 파악할 수 있다. 경쟁적 맥락이란 다음의 네 가지를 의미한다. 첫 번째는 비즈니스에 투입되는 요소들(인적 자원, 교통 인프라 등)의 양과 질이다. 두 번째는 경쟁을 좌우하는 규칙과 인센티브(지적재산권, 반부패, 혹은 투자 관련 정책 등)를 말한다. 다음은 지역사회의 요구 정도(소비자 권리, 상품의 품질에 대한 기대치 등)를 의미하며, 마지막은 협력사와의 접근성 및 역량(서버 공급자 등의 존재 여부, 이들의 서비스 품질 등)이다. 이와 같이, 기업의 비즈니스와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사회 내 ‘경쟁적 맥락’을 먼저 이해하고, 기업 비즈니스와 사회문제의 교차점을 파악해야 한다.

어떤 사회문제에 대해 다룰지 정하고, 기업의 구체적인 사회적 이슈(agenda)를 정립하라
교차점을 파악했다면, 이제 선택의 단계다. 어떠한 기업도 사회적 가치 창출을 통해 지역 내 모든 사회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 그렇기에 기업은 선택과 집중을 통해 기업의 비즈니스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고, 또 사회적 가치를 최대한으로 창출할 수 있는 사회적 이슈를 정해야 한다.

첫 번째 단계를 통해 파악한 교차점을 바탕으로 구체적인 사회문제를 도출하기 위해 다시 다음과 같은 세 가지 범주로 분류해본다. 먼저 ‘일반적인 사회적 이슈(generic social issue)’가 있다. 이는 기업의 비즈니스 활동이나 중장기적 경쟁력에도 실질적인 영향은 크게 미치지 않는 사회적 이슈들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금융업계의 뱅크오브아메리카에게 탄소배출 증가라는 사회문제는 ‘일반적인 사회적 이슈’일 수 있다. 두 번째는 ‘가치사슬 내 사회적 영향력(value chain social impact)’으로, 비즈니스 활동을 통해 영향을 받는 모든 사회문제를 뜻한다. 마지막으로는 ‘경쟁적 맥락 내의 사회적 측면(social dimensions of competitive context)’이다. 이는 기업의 경쟁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외부적인 사회적 이슈들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아프리카 노동자 인력으로 채굴 산업을 하는 앵글로아메리칸이라는 회사에 아프리카 내 에이즈 창궐 이슈를 의미한다. 기업이 다룰 수 있는 세부적인 이슈들을 파악했다면, 이제 구체적인 기업의 사회적 이슈를 정립해야 한다. 이를 위해 ‘가치사슬 내 사회적 영향력’ 과 ‘경쟁적 맥락 내의 사회적 측면’ 내의 기업의 세부적인 활동들을 살펴보며 비즈니스적 기회와 사회적 가치를 최대한으로 함께 창출할 수 있는 이슈를 찾는다.


사회적 가치 창출 전략을 수립하라
이렇게 도출된 사회적 이슈를 바탕으로 구체적인 전략 수립의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본 보고서는 크게 두 가지 방법을 설명하고 있다. 효과적인 사회적 가치 창출 전략의 첫 번째 방법은 가치사슬 속에서 찾아낸 사회적 이슈를 해결하면서 효과적인 제품을 생산하는 것이다. 도요타가 하이브리드 전기차인 프리우스를 생산하며 가치사슬 내의 가스배출이라는 사회적 이슈를 다룬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두 번째로는 기업의 중장기적인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에 도움이 되고, 사회적 가치 역시 창출할 수 있는 공유가치 분야에 투자 하는 방법이다. 마이크로소프트가 미국 커뮤니티컬리지협회(AACC)와 파트너쉽을 체결해, 커뮤니티컬리지 학생들의 교육에 투자하며 사회적 이슈를 다루는 동시에, 교육받은 학생들로, 부족했던 마이크로소프트사의 정보통신기술 인력을 확충할 수 있었던 사례가 이에 해당된다.


기업의 사회적 가치 창출 전략 수립의 핵심은 기업의 비즈니스와 사회가 상호의존적이라는 사실을 인지하고, 이 둘이 교차하는 지점을 파악하는 것이다. 교차점을 파악했다면 기업의 가치사슬과 기업 활동 및 경쟁력에 영향을 주는 사회적 맥락을 매핑(mapping) 해보고, 그 속에서 기업이 자신의 경제적 가치 창출을 함께 도모하면서도, 가장 효과적으로 사회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이슈를 파악하고 결정해야 한다. 이러한 작업 후에, 기업과 사회의 특성에 맞는 구체적인 전략 수립이 가능한 것이다.





참고자료
  • Porter, Michael E. & Kramer, Mark R., (2006) ‘Strategy & Society: The Link Between Competitive Advantage and 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Harvard Business Review, December 2006 Issu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