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망 리스크 관리

한 정 민 | BSI Group Korea 전문위원

Q1 지속가능한 공급망은 무엇이며, 공급망 리스크 관리와는 어떤 점이 다른가요?

지속가능한 공급망 관리는 원료 취득에서부터 제품 및 서비스가 생산되는 과정 전체에서 환경, 사회, 경제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최소화하고 긍정적인 영향은 최대화하는 노력을 일컫는 말입니다. 운동화를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운동화를 생산하는 과정에서의 환경, 사회, 경제적 영향은 다양합니다. 제품 생산 과정에서 폐기물과 폐수를 제대로 처리하지 않는다면 지역사회에 큰 피해를 입힐 수도 있고, 근로 기준이나 산업안전과 관련된 법을 준수하지 않는다면 노동자들의 안전이나 권리가 보장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운영상의 영향을 지속가능한 경영 및 인권과 관련된 국제적인 원칙과 규범 그리고 이해관계자들의 요구사항을 고려하는 방식으로 투명하게 관리하는 것을 지속가능한 공급망 관리라고 이야기합니다.

그럼 지속가능한 공급망 관리와 공급망 리스크 관리는 어떤 차이점이 있을까요. 결론부터 이야기 하자면 공급망 관리의 이점을 이야기할 때 ‘기업의 리스크 관리’ 측면을 부각하느냐 ‘전체 사회의 지속가능성’ 측면을 부각하느냐의 차이 정도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후자의 예로는 지속가능한 구매 및 공급망 관리의 국제표준인 ISO 20400(2017)을 들 수 있습니다. 참고로 국제표준화기구는 해당 표준을 언급하며 지속가능한 공급망 관리를 통해 기업이 유엔(UN)의 지속가능개발목표인 Sustainable Development Goals(SDGs)의 17가지 목표 중 빈곤 종식(목표1), 기아 종식(목표2), 양성평등(목표5), 지속가능한 경제성장과 양질의 일자리(목표8), 불평등 완화(목표10), 지속가능한 도시(목표11), 지속가능한 소비 및 생산(목표12), 평화, 정의 및 제도 구축 충족(목표16)에 기여할 수 있다고 이야기하기도 했습니다.

공급망 리스크 관리의 측면은 소비재를 생산하는 많은 글로벌 브랜드들이 자신의 생산기지로서 공장을 직접 운영하지 않고 있는 요즘의 경영 트렌드를 고려하면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제품이 생산되는 과정에서의 고용과 환경적 영향이 발생하는 곳은 주로 협력사에 집중되어 있는 반면, 이런 협력사들은 글로벌 브랜드의 홍보와 명성 관리가 이루어지는 본사와 지리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이런 경우 협력사에서의 인권침해 스캔들이 브랜드의 가치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협력사에서의 화재로 생산이 중단되기도 하는 등 기업에 직접적인 리스크로 나타납니다. 이렇듯 공급망에서의 위험요소를 사전에 포착하고 지속적인 관리를 통해 공급망 전체의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활동은 전 세계에 퍼져있는 공급망을 보유한 기업에는 피할 수 없는 과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Q2 지속가능한 공급망 리스크 관리를 위해 우리 기업이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요?

먼저 공급망 관리를 둘러싼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요구사항을 파악하는 것에서부터 시작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글로벌 기업 간 전자상거래(B2B) 회사의 경우에는 전 세계 바이어들이 공급망의 환경, 사회, 경제적 영향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확실하게 모니터링하도록 요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미 많은 국내 기업들이 협력사 현장 방문 등을 통해 현황을 파악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한 가지 강조하고 싶은 점은 사업의 맥락을 고려하여 적극적으로 이슈를 발굴하고 영향력의 범위 내에서 긍정적인 변화를 견인하는 기업의 역할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공급망이 우리나라에 위치한 경우는 공급망 리스크로 자주 언급되는 아동노동의 문제는 거의 발생하지 않지만 사내 하도급 노동자의 안전사고 같은 경우는 비교적 자주 발생하고 있는 주요 현안입니다. 반면 앞서 언급된 아동노동의 문제는 아동노동의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국가에 공급망을 가지고 있는 국내 기업에는 적극적으로 파악해야 하는 인권 문제입니다. 이처럼 지속가능한 공급망을 위해 관리해야 하는 영역은 다양하지만 결국 우리 기업의 주요 공급망의 위치, 지속가능성에 대한 철학과 브랜드 이미지, 사회적 요구사항들을 모두 통합적으로 고려하여 가장 시급하게 해결해야 하는 이슈를 발굴하는 것이 효과적인 공급망 관리를 위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