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코칭
국제개발협력과 기업윤리
이 미 경
KOICA 이사장 (한국국제개발협력단)
Q
국제개발협력에 대한 소개와 많은 국가들이 이를 추진하는 이유와 배경이 궁금합니다.
A

과거 한국이 어려울 때, 많은 선진국들이 한국을 지원한 것을 기억하실 겁니다. 1953년 한국의 국민소득은 66달러에 불과했습니다. 지금은 3만 달러를 돌파했고 경제협력개발기구 개발원조위원회(OECD DAC)에도 가입했습니다. 한국은 이제 명실상부한 선진국으로서 국제사회의 규범과 가치에 맞게 행동할 필요가 있습니다. 선진국이 개발도상국에 지원하는 공적개발원조(ODA, Official Development Assistance)도 중요한 국제사회의 책무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받았던 지원을 개발도상국에 돌려줄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공적개발원조 활동은 중장기적으로 협력국가와 경제활동 및 교류를 원활하게 도와주고 한국의 품격을 높여주기 때문에 우리의 이익에도 도움이 됩니다.

한국은 짧은 기간 동안 ‘경제발전’과 ‘민주주의’를 동시에 이룩했습니다. 최근 ‘코로나19’ 국면에서는 세계 어느 국가보다 훌륭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개발도상국 입장에서 본인들과 같이 힘든 시기를 훌륭하게 극복한 나라를 국제사회에서 찾기는 쉽지 않습니다. 이는 한국이 개발도상국에게 배워야할 모델임과 동시에 ’우리도 할 수 있다!‘라는 희망을 주는 나라가 된다는 의미입니다. 개발도상국 현장에서 만났던 사람들의 눈빛 속에서 ’코리안 드림‘에 대한 열망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최근 ’코로나19‘ 국면은 아이러니하게도 ’상생‘과 ’연대‘ 등 국제개발협력의 핵심 가치의 중요성을 부각시킵니다. 단일 국가의 뛰어난 대응만으로는 세계적 팬데믹 위기를 극복하기 어렵습니다. 우리의 안전과 더불어 어려움에 처해 있는 다른 국가들의 안전도 도와야 이번 글로벌 위기를 극복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 더 많은 글로벌 도전과제들은 국제사회의 단합된 힘을 시험할 것입니다.

Q
국제개발협력에서 우리 기업들이 확인해야 할 글로벌 가치들과 개발도상국에서 활동함에 있어서 기업윤리 등 우리 기업들이 신경써야 할 사항에 대해서 조언 부탁드립니다.
A

2015년 UN과 국제사회는 지속가능개발목표(SDGs, 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체제를 출범했습니다. 그리고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다(Leaving No One Behind)’는 핵심 가치를 제시했습니다. 국제사회가 달성해야하는 사회, 경제, 환경 분야의 목표들을 설정하고 ‘포용성’과 ‘사람’을 중요한 가치로 강조한 것입니다. 또한, 5월 10일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3주년 기념 연설에서 포스트 코로나19 시대는 ‘인간안보(Human Security)를 중심에 두고 국제협력을 선도해야 한다’는 의지를 밝혔습니다. 이처럼 국제사회와 한국은 사람의 생명과 안전을 우선하는 국제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 빈곤, 환경오염, 차별, 양극화와 같은 사회문제는 우리의 삶을 지속적으로 위협하고 있습니다. 기업도 동일한 상황에 직면해 있습니다. 기업이 마주하는 고객들은 이전보다 환경과 사회적인 이슈에 민감합니다. 기업이 제대로 대응하고 적응하지 못하면 도태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기업들이 ‘공유가치창출(CSV, Creating Shared Value)’ 도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CSV는 지역과 기업이 상생하는 모델로, 기존의 ’사회공헌활동(CSR, 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을 넘어서는 개념입니다. ’기업의 사업 기회와 지역사회의 필요가 만나는 곳에서 사업적 가치를 창출하여 경제적·사회적 이익을 도모‘하는 것이 CSV입니다. 이러한 활동들은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고, 궁극적으로는 지속가능한 발전을 가능하게 합니다.

개발도상국에서 이를 실현하기 위해 KOICA는 다양한 민간기업, 시민단체와 협업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KOICA는 우리 ‘혁신적 기술 프로그램(CTS, Creative Technology Solution)’에 미얀마 사업으로 참여한 ‘포이엔’이라는 기업을 지원했습니다. ‘포이엔’은 버려진 땅콩 껍질로 목재연료를 대체할 수 있는 숯을 제작하여 환경오염을 줄이는 회사입니다. KOICA는 SK에너지와 협력하여 ‘포이엔’의 숯 공장 건설을 지원하여 미얀마 지역주민들의 고용을 창출하고, 투자 기업인 SK에너지는 탄소배출권을 확보했습니다.

이제 개발도상국에서 지역 공동체 존중, 성비위 근절, 아동노동 금지, 임금체불 및 산업재해 방지 등은 기업들이 당연하게 지켜야 될 사항들입니다. 더 나아가 KOICA는 ‘인권경영헌장’을 채택하여 인권위험 영향평가, 인권교육, 인권 대화 등을 개발도상국 사업에 적용해 나가고 있습니다. 우리가 현장에서 기본적인 행동수칙들을 준수하고 개발도상국의 지속가능발전에 대해 진심으로 고민한다면 한국의 개발협력사업이 글로벌 가치에 기여할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 기업들도 이 여정에 함께해 주시기를 기대합니다.


  • 경제협력개발기구 개발원조위원회(OECD Development Assistance Committee): OECD 전문분야 위원회 중 하나로 개도국에 대한 원조 확대 및 활동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설립됨. 각종 재원 흐름을 파악하고 회원국 간 원조정책 조정을 담당
  • 혁신적 기술 프로그램(CTS, Creative Technology Solution). 예비창업가, 스타트업 등 혁신가들의 혁신적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기존 ODA로 해결하기 어려웠던 개발협력 난제에 대한 솔루션을 찾아 개발협력 효과성을 제고하는 사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