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코칭
착한 소비와 청렴윤리경영
이영애 인천대학교 교수
(사)한국소비문화학회장

Q1. 착한 소비란 무엇이고, 착한 소비에 대한 시대적 요구는 무엇인가요?

착한 소비란 개별 소비자가 자신의 소비행위가 다른 사람이나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를 고려하여 소비자 자신에게 요구되는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의식적인 소비행위를 뜻한다. 즉, 소비의 목적을 개인적인 소비 욕망을 충족하는 데 두기보다는 사회적 가치나 공동체 이익 실현을 목표로 선택 행위를 했다면 이를 착한 소비라고 칭할 수 있게 된다. 착한 소비는 친환경 소비,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는 소비, 지역공동체의 이익 향상을 위한 소비, 간소한 삶의 가치를 실현하는 등의 모습으로 소비자 자신을 중심에 두기보다는 남과 더불어 함께하는 소비 가치를 실천할 때 쉽게 확인된다.

착한 소비는 소비자의 소비행위가 개별 소비자의 만족을 위한 수단이라기보다 목적 그 자체로 인식되어 소비자가 도구화되거나 타율화되는 현대 소비사회의 문제인 소비자 소외를 경감시킨다. 착한 소비를 통해 소비자는 소비의 주체로서 지위에 걸맞은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소비생활을 지향하게 된다. 구체적으로 착한 소비는 시장에서 거래를 할 때 지켜야 하는 상거래 윤리, 윤리적으로 바람직한 제품을 구입하는 구매운동(buycott), 반대로 윤리적으로 바람직하지 않은 제품을 구매하지 않는 불매운동(boycott), 자신의 소비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는 친환경 녹색소비, 지역사회와 제3세계 노동자의 복지를 고려하는 로컬소비 및 공정무역소비, 더 나아가 공동체 중심의 삶을 추구하는 지역공동체 운동 등 지나친 물질주의와 상업주의로 인해 그동안 소홀했던 가치 있는 삶의 양식을 복원하는 등 현대 소비사회의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소비자가 주체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좋은 실천방법이 된다.

과잉생산 및 과잉소비가 일상화된 오늘날의 사회에서 소비를 통해 정신적 안정이나 주관적 행복과 같은 내면적인 가치가 착한 소비의 모습으로 발현될 수 있다. 사회이론가 질 리포베츠키(Gilles Lipovetsky)는 오늘날과 같은 고도화된 소비사회에서는 ‘항상 더 많이, 더 새롭게’를 지향하는 생활양식의 상업화와 소비 욕구가 한층 강화될 수 있다고 하였다. 사회는 과잉물질주의로 인한 과소비사회로 이행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안에서 소비자는 물질적 부유함이 개인의 행복과 직결되지 않는 일종의 ‘행복의 역설’을 경험할 수밖에 없음을 지적하였다. 다시 말해 경제적으로 풍요로워질수록 개별 소비자의 소비욕구도 커지고, 한 가지 욕구가 충족되면 다시 새로운 욕구가 생겨나기 때문에 풍요의 시대에 지속적으로 생성되는 개인적인 소비욕구를 충족시킨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일 것이다. 따라서 소비를 통한 물질적 행복, 부유함의 과시, 신체적 안위를 중요시하던 시대를 벗어나 오늘날은 소비를 통해 삶의 질, 정신적 가치, 삶의 의미 실현을 목적으로 하는 새로운 소비와 생활방식의 변화가 요구되고 있는 것이다.

Q2. MZ세대의 소비 트렌드와 청렴윤리경영 관련 기업의 역할은 무엇인가요?

새로운 소비 주체로 부상하고 있는 MZ세대는 국내 사회변화와 소비를 주도하는 중추 세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MZ세대는 1980~1994년에 태어난 밀레니얼 세대와 1995~2000년대 초 사이에 태어난 Z세대를 통칭하는 것으로 2020년 기준 우리나라 MZ세대 인구는 약 1,700만 명, 전체인구에서 대략 35%를 차지한다. MZ세대는 구매효율성, 집단중심, 제품의 소유에 초점을 맞추는 기성세대의 소비 트렌드와 달리 심리적 구매만족, 개인행복 중심, 제품의 사용 및 공유에 초점을 맞추는 소비 트렌드를 보인다. 또한 MZ세대는 자신의 가치관에 부합하는 제품이라면 단순한 구매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소통 도구인 디지털과 모바일을 통해 활발히 공유하고 홍보하는 반면,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불매운동도 불사하는 등 자신의 신념을 소비를 통해 표출하는 데 주저함이 없다. 이러한 MZ세대의 소비 신념은 일명 ‘가심비 소비’, ‘미닝아웃(meaning out)’, ‘돈쭐’ 등으로 표현되며, 이른바 가치소비로 포괄된다.

또한 MZ세대는 지속가능성 이슈와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상당히 민감한 경향이 있다. 사회적 가치나 특별한 주제 및 현상에 대해 자신의 신념을 표출하는 데 주저함이 없기 때문에 사회적 이슈에 민감하고, ESG 경영 등 착한기업 가치를 실천하는 기업의 제품에 대해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의 지불용의성을 가지고 있다. 기업의 바람직한 역할을 ‘투명윤리경영 실천’이라고 꼽을 정도로 공정과 정의를 실현하는 것을 매우 중시하며, 제로웨이스트 및 비건 소비 등을 실천하는 데에도 매우 적극적인 특징을 보인다. 따라서 이러한 사회 변화와 소비를 주도하는 MZ세대의 급부상이 기업의 사회적 책임 확대와 청렴윤리 경영을 견인하는 데 새로운 계기가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