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속 기업윤리
데이터를 믿는 인류 -
『호모데우스』
구글이 연애상담을 해준다면 어떨까? 구글은 웨어러블 기기로 나의 심장박동수를 분석해 데이트 상대에 대한 나의 호감도를 측정할 수 있다. 유전자 검사로 내 생화학적 알고리즘이 어떤 체형의 이성을 선호하는지 알려줄 수도 있다. 최신 논문을 학습해 외모가 연애에 장기적으로 미치는 영향은 14%에 불과하니 외모만으로는 교제를 결정하지는 말라는 조언을 해줄 수도 있다.
이러한 충실한 상담의 대가로 우리가 포기해야 하는 것은 인간은 분할할 수 없는 존재이며 각 개인은 무엇이 선이고 무엇이 아름다움이고 무엇이 인생의 의미인지 결정할 자유의지를 갖고 있다는 인본주의적 개념뿐이다.
이제 기술은 인간의 경험과 감정 대신 의미와 권위의 원천이 되어가고 있다. 데이터는 산업, 행정, 예술 등 모든 분야에서 빠르게 인간을 대체해나가고 있다. 쓸모없어진 인간들은 어디로 가야 할까? 약물이나 컴퓨터 게임이 쉬운 길이 될 것이다. 대부분의 인간들이 가상현실에서 인생을 낭비하고 있어도 인간은 여전히 모든 것의 중심인가?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것은 무엇인가?
우리는 이미 자신의 경험보다 네비게이션앱의 조언대로 운전을 한다. ‘조언’은 조만간 ‘명령’이 될지도 모른다. 어쩌면 지금은 기술의 발전보다 인간다움에 대한 윤리적 고찰이 더 필요한 시기가 아닐까.
이미지 출처 (교보문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