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속 기업윤리
‘진정성’이 트렌드다

도서, 「트렌드 코리아 2021」




1년째 이어지고 있는 감염병 대유행 사태가 어느덧 일상이 되어버린 가운데,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코로나19의 종식여부를 두고 ‘완전 종식은 어렵다’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이러한 상황을 방증하듯 책 ‘트렌드 코리아 2021’에서 선정한 올해의 트렌드 역시 코로나19가 미친 영향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올해의 트렌드로 선정한 10개의 키워드 중 중점적으로 살펴볼 만한 것은 ‘브이노믹스’, ‘피보팅’, ‘휴먼터치’다. 이 세 가지 키워드는 내용적 측면에서 유기적으로 연결되며 앞으로 기업의 사업과 기업윤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한다.

먼저 ‘브이노믹스(V-nomics)’란 바이러스(Virus)와 경제(Economics)의 합성어로, ‘바이러스가 바꾸게 될 경제’를 의미한다. 책에서는 코로나19 이후 한국사회의 경제회복 패턴을 알파벳 ‘K자형’으로 예측하며 산업별로 회복과 하락세가 공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경제 회복 단계에서조차 양극화가 나타날 것으로 예측됨에 따라 소비자의 상품 선택 기준은 위기상황에서도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는 ‘검증된 안정성’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뿐만 아니라, 상생과 친환경 등 본질적 가치에 대한 관심도 높아져 소비하고자 하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인식도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런 사회와 소비자의 가치변화에 발맞춰 기업 역시 사업 영역, 사업 방향을 전환할 필요가 있다. 이것이 ‘피보팅’이다. ‘축을 옮긴다’라는 뜻의 스포츠 용어이기도 한 이 단어는 이제 경제용어로 사용되며 기업이 사업과 사회적 책임을 바라보던 시선의 ‘축’을 확장하여 그동안 시혜적 차원으로 접근했던 사회공헌이나 환경보호의 문제, 기업이익에 가려져 등한시됐던 노동자 권리와 같은 문제 해결을 위해 더욱 적극적인 태도로 나서야 함을 시사한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마지막 키워드인 ‘휴먼터치’에서 한 번 더 확장된다. 책은 코로나19와 함께 본격적으로 시작된 ‘언텍트 기술’이 궁극적으로 지향해야 할 방향은 기술발전을 넘어 인간적 접촉을 보완하는 문제라고 말한다. 기술이 해결할 수 없거나 기술의 발전으로 간과하기 쉬운 근본적 가치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기업에서는 외부에 보여지는 사회적 책임뿐 아니라 조직 구성원의 권리 보장, 조직원 배려, 조직원 간 소통 등 조직 내부의 문제에도 관심을 놓쳐서는 안 된다.

결국 기업이 사업적·윤리적 측면에서 동시에 잡아야 할 궁극적인 트렌드는 ‘진정성’이다. 사회적 책임과 상생에 얼마나 적극적으로 나서는지, 기업의 단편적인 이윤 추구가 아니라 ‘기업-소비자-사회’의 공존을 위해 얼마나 진정성 있는 태도를 보이는지 여부가 기업의 존폐를 결정할 것이다. 이것이 결국 소비자 신뢰와 시장의 확장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이미지 출처 (교보문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