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속 기업윤리
시장경제 규칙은 누구에 의해 만들어 지는가

책, ‘자본주의를 구하라’




사회, 문화, 경제 발전의 고도화로 전 세계는 눈부신 성장을 이루어냈다. 하지만 이 눈부신 발전의 이면에는 심각한 빈부격차, 정치·경제의 부패, 사회적 불평등이 존재한다. 책의 저자 로버트 라이시는 이것이 자본주의 국가 모두에게 해당하는 문제라고 지적한다. 저자의 말에 따르면 자본주의를 위협하는 존재는 또 다른 경제이론이나 사상이 아니다. 사회·경제의 성장과 안정을 추구하는 데 필요한 구성원 간 신뢰의 하락이 가장 큰 원인이다.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각종 부정부패는 사회 구성원이 공정에 대한 의심을 품게 만들뿐만 아니라 그들이 자발적으로 협력하는 것을 방해한다.

책에서 예시로 드는 미국 자본주의의 경우, 2차 세계대전 이후 30년의 시간 동안 전 세계 역사상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의 중산층이 생겨날 만큼 성장했다. 이는 일반 근로자의 소득수준이 경제규모의 성장과 비래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리고 또다시 지난 30년간 미국 경제는 두 배 가량 성장했지만 일반 근로자의 수입은 제자리에 머물렀다. 반면 대기업 CEO의 급여는 일반 근로자의 20배 수준이던 것이 오늘날은 200배 규모를 훌쩍 넘는다. 일한 만큼 정당한 대가가 돌아오던 시장경제가 사회 일부의 특권층에게 임의성과 편파성을 띄며 작용하게 되면서 부의 격차는 점점 벌어지고 있다.

일부 대기업, 주요 은행 등과 같은 소수 집단이 자신들에게 유리한 쪽으로 시장경제에 영향력을 행사하면, 성장에 따른 성과 역시 당연히 그들에게만 유리해질 수밖에 없다. 이와 같은 부정부패의 악순환을 끊고 시장경제가 올바르게 돌아가게 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문제점을 끊임없이 지적하여 공론화하고, 사회 구성원 대다수가 시장 조직 방법에 적절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어야 한다. 결국, 자본주의의 폐해를 바로잡고 ‘노동력에 대한 정당한 대가’를 보상받는 시장경제의 기본 원리가 지켜지기 위해서는 사회 구성원 모두가 동의할 수 있는 공정한 규칙이 필요하다.


이미지 출처 (교보문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