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례 돋보기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환경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이제 홍보 수단이 아니라 제품생산 및 기업경영에 있어 혁신 수단으로 인식해야 한다. 특히, 기업의 청렴윤리경영과 사회적 책임 실천이라는 역사적 흐름은 ESG 경영이라는 새로운 방식을 제시하게 되었고, 기업은 이러한 시대적 요구에 발맞추어 ESG 경영을 적극 도입할 필요가 있다.

이번 사례돋보기에서는 기업들이 ESG 경영을 통해 환경에 대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어떻게 실천하고 있는지 살펴보도록 한다.

1. 파타고니아

파타고니아는 “우리의 터전, 지구를 되살리기 위해 사업을 합니다.”라는 사명으로 잘 알려진 기업이다. 파타고니아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 특히 환경 부문에서 이정표를 세우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파타고니아는 제품의 원단을 포함하여 제품을 생산하는 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오염과 쓰레기, 그리고 생산과정에 사용되는 에너지까지 기록하여 이를 ‘발자국 연대기(Footprint Chronicle)’라는 웹사이트를 통해 공개하고 있다. 이 웹사이트를 통해 제품에 대한 정보를 얻은 소비자들은 파타고니아의 제품을 신뢰하며 이용한다.

하지만 파타고니아도 설립 당시부터 ‘환경’이라는 사회적 가치에 중점을 두고 경영활동을 하지는 않았다. 파타고니아 창업자인 이본 쉬나드(Yvon Chouinard)는 암벽등반에 사용되는 강철 피톤(piton, 못의 일종)을 여러 모델로 개발하여 전 세계 시장에 보급하였는데, 이것이 암벽을 훼손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회사 매출의 70%를 차지하는 강철 피톤이 환경을 파괴한다는 사실에 이본 쉬나드는 환경·사회적 가치와 영업이익 사이의 갈등을 체감하게 됐고, 이에 환경파괴를 최소화할 수 있는 강철 피톤을 개발하게 된다. 이렇게 개발된 제품은 1976년 미국 특허로 등록되어 지금까지도 판매되고 있다. 이러한 일련의 경영활동이 지금까지 이어져 오면서 그는 환경파괴를 최소화하는 경영활동이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낸다는 경영철학을 확립하게 되었다.

이본 쉬나드의 경영철학은 파타고니아 창립 멤버이자 ‘발자국 연대기’ 프로젝트 담당자인 빈센트 스텐리(Vincent Stanley)의 인터뷰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그는 2021년 한 인터뷰에서 “사회적 가치를 우선하면서 이윤을 창출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과거에는 기업들이 사회적 가치를 비용으로 바라봤지만, 이제는 투자로 바라 볼 필요가 있으며, 환경목표는 장기적 손익 관점에서 보면 에너지 절약, 쓰레기 절감 등으로 비용을 줄이고 비교우위를 창출할 수 있다.”며, 이러한 파타고니아의 경영철학이 혁신제품을 만들 수 있는 기회를 창출하고 이 기회가 다시 매출 증대의 효과를 가져오는 선순환이 되었음을 설명했다.

2. 로열더치쉘

로열더치쉘(이하, 쉘)은 나이지리아 원유 유출사고로 막대한 환경피해를 입히고 책임을 회피하는 태도로 일관하다 악덕기업이라는 비판을 받게 되었다. 2008년과 2009년에 걸쳐 일어난 나이지리아 니제르 델타 지역의 원유 유출사고에 대해 주민들이 기름을 훔치려고 송유관을 절단해서 발생한 사고라고 변명하는가 하면, 두달 동안이나 기름 유출이 지속되는 동안 어떠한 초기대응도 하지 않아 국제사회로부터 비판을 받았다. 특히 쉘은 이 지역에서 석유사업으로 막대한 이익을 남기면서도 기름 유출사고에 대한 어떠한 대책도 내놓지 않았다.

이를 두고 국제사회에서 비판이 거세지자 쉘은 2015년 원유 유출사고로 피해를 입은 지역 주민 1만 5천 6백여 명에게 3천 3백 달러를 지급하기로 하는 등의 대책을 마련하고, 나이지리아 지역의 사회공헌 활동을 강화해 나가기 시작했다. 쉘은 ESG 보고서를 통해 에너지전환 전략, 지속가능 리포트 등을 정기적으로 발행하면서 나이지리아 관련 항목을 별도로 게재하였다. 이 항목에는 나이지리아 현지 자회사가 운영하는 시설에서 유출된 기름양, 유출감지 시점부터 정부규제 기관의 인증까지 전 과정이 포함되어 있다.

1995년부터 쉘은 지속가능보고서에서 기름 유출 관련 통계를 공개하고 있는데, 나이지리아 지역에 진출한 정유사 중 기름 유출 데이터를 공개한 것은 쉘이 처음이다. 쉘은 2020년에 2050년까지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신재생에너지 인프라를 구축하겠다는 포부를 천명했다. 쉘은 2016년 신에너지 부서를 발족해 신생에너지 사업 다각화를 추진중이며, ESG 보고서를 정기적으로 발간하면서 지속적으로 이를 모니터링 하는 등, ESG 경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한, 쉘은 이미 2016년에 ‘신에너지(New Energies) 부서를 발족하고 관련 투자규모를 늘려가고 있다. 연간 20~30억 달러에 달하는 투자계획을 발표한 바 있고, 투자금 중 80%를 전력 부문에 집중하며 ’석유·가스‘회사가 아니라 ’에너지 전환회사‘로의 탈바꿈을 추진하고 있다. 주요 내용으로는 석유와 석탄 비중을 줄이면서, 풍력을 중심으로 재생에너지 및 저탄소 기술에 중점적으로 투자한다는 것인데, 네덜란드 북해에 대규모 해상풍력 발전단지 건설, 미국, 동남아, 오만 등에 태양광 발전단지 구축 추진 등이 그 예이다.*
*해외 기업의 ESG 대응 성공사례, KOTRA, Global Market Report 21-026

3. 풀무원

풀무원은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이 주관한 ‘2021년 ESG 우수기업 시상식’에서 ESG 대상을 수상하였다. 식품기업 중 5년 연속 ESG 통합 A+등급을 획득하며 2021년에는 ESG 대상을 수상하였다는 점에서, ESG 경영에 있어서 선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이뿐만 아니라 풀무원은 2019년 다우존스가 평가하는 ‘지속경영지수(DJSI) 평가’에서 식품산업 부문 116개 글로벌 식품 기업 중 6위에 랭크, 2년 연속 10위권 안에 들면서 기업의 지속가능성에 대해서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풀무원이 ESG 경영 성과를 낼 수 있었던 것은 2017년부터 ESG 위원회를 설치하여 환경, 사회, 지배구조 부문의 균형적인 발전을 위한 노력을 지속해 왔기 때문일 것이다.

풀무원은 환경과 관련하여 에너지 사용량, 온실가스 배출량, 폐기물 발생량에 대한 감축목표를 설정하고 이 결과를 대외적으로 공표하고 있으며, 온실가스 배출 감소를 위해 태양광 온수생산 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태양광 발전 설비에도 투자하고 있다. 풀무원이 자사 공장에 설치한 태양광 발전 및 태양열 냉난방 설비를 통해 만들어진 신재생에너지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제로이다. 또한 풀무원은 제품 1톤당 사용되는 에너지양을 2020년 기준 155.2kgOE로 전년대비 2%를 줄였다.

또한, 비영리 공익법인 ‘풀무원재단’을 설립해 식품기업이라는 기업의 성격에 맞게 ‘건강한 먹거리’, ‘건강한 환경’, ‘건강한 사회’라는 3대 영역을 설정하고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실천하고 있다. ESG 경영활동에서 풀무원의 이와 같은 성과는 꾸준한 환경 투자와 기업의 사회적 책임 실천, 지배구조의 건전성 확보를 위한 노력의 결실로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