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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윤리
브리프스

2019년
03월호

사례돋보기

보다 효과적인 사회공헌이 되려면?

우리나라에서 유례없는 히트를 친 사회공헌 사례가 있다. 유한킴벌리의 ‘우리 강산 푸르게 푸르게’ 캠페인이다. 이 캠페인은 당시 개발 일변도였던 사회 분위기 속에서 깨끗한 자연환경의 중요성을 상기시키고 유한킴벌리의 기업 이미지를 제고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생리대, 휴지, 기저귀 등 펄프를 원자재로 쓰는 유한킴벌리로서는, 자사가 파괴한 삼림을 재건한다는 의미도 있었다. 비즈니스와의 연결성을 획득하고 정부가 미처 신경 쓰지 못한 사각지대까지 챙긴 ‘우리 강산 푸르게 푸르게’ 는 전 국민의 공감을 얻으며 지금까지도 회자되는 성공한 캠페인이 되었다.

이번 사례돋보기에서는『2018년 사회공헌백서』가 밝힌 우리 국민이 가장 기대하는 기업의 사회공헌 형태인 사회복지, 지역상생, 그리고 일자리 창출 분야에서 효과적인 사회공헌 활동을 통해 윤리적인 기업의 모습을 보이고 있는 사례들을 살펴보고자 한다.

사회복지
삼성웰스토리, 아동 영양지원사업

삼성웰스토리는 삼성그룹 연수원의 급식 업체로 시작한 식음료 업체다. 급식 부문 국내 1위 식품 회사로 급식, 영양 분야에 뛰어난 역량과 인적 자원을 보유하고 있다. 이러한 삼성웰스토리는 식음료업의 특성을 살려 저소득층 아이들의 건강한 성장을 돕는 사회공헌 사업을 펼치고 있다. ‘아동건강지원 활동’과 ‘요리 나눔 교실’ 사업이 그것이다.
아동건강지원 활동은 대부분의 시간을 지역아동센터에서 보내는 소외 계층 아이들의 열악한 급식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급식비와 급식환경 개선금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그간 부족한 예산으로 인해 열악한 식단을 제공받았던 아동들은 육류, 과일, 견과류, 친환경 채소 등으로 이루어진 건강한 식사를 할 수 있게 됐다.
한편, 요리 나눔 교실은 웰스토리의 조리사, 영양사들이 직접 참여하는 재능기부 사업이다. 다양한 음식과 식생활 정보를 접할 기회가 없는 지역아동센터 아이들은 전문 역량을 갖춘 웰스토리 직원들과 함께 평소 먹고 싶던 음식을 직접 만들어 볼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아이들은 올바른 식습관과 건강의 소중함, 식품 위생에 대한 지식도 배우게 된다. 특히 식품영양 등 관련 직군을 희망하고 있는 아이들에게는 동기 부여와 함께 전문가 멘토링을 받을 기회도 주어지고 있다. 자사의 식음료업 특성을 살림과 동시에 수혜자인 아이들의 혜택을 꼼꼼히 고려한 효과적인 사회공헌 사례라고 할 수 있다.

포스코, 스틸빌리지 프로젝트

철강업체 포스코는 자사의 우수한 철강소재와 건축공법을 활용해 주택이나 다리 등을 만들어주는 글로벌 사회공헌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2014년부터 베트남 빈민 지역에 104채의 스틸하우스와 스틸브릿지를 지어 보급했다. 2018년에는 태국 학교에 강철 돔을 건설해 지역 학생들이 안전하게 야외 활동을 할 수 있게끔 지원하기도 했다. 또한 2021년까지 인도네시아 저개발 지역에 공중화장실과 주택, 소각장, 급수대, 학교 등을 건립할 계획에 있다.
이러한 포스코의 스틸빌리지 프로젝트는 UN에서 우수사회공헌 사례로 선정되기도 했다. 민간 기업이 글로벌 사회공헌 패러다임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는 평가다. 전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하는 자사의 역량을 십분 활용해 열악한 개발도상국의 주거 환경을 개선해 주는 점이 지속가능한 발전의 선도 모델로 인정받은 것이다.

지역상생
한국농어촌 공사, 농어촌 집 고쳐주기 사업

한국농어촌공사는 ‘농어촌 집 고쳐주기’ 사업을 통해 농산어촌의 독거노인, 장애인 등 복지 사각지대 가구의 열악한 주거환경을 개선해 주고 있다. 비영리재단인 다솜둥지복지재단과 공사의 각 지역 지사들이 협업해 펼치는 봉사활동으로, 열악한 소외계층의 삶의 질을 높여주는 데 현실적인 도움을 주고 있다. 농어촌의 거주환경은 도시에 비해 매우 열악하다. 고쳐주기 사업 대상으로 선정된 가구의 주택은 최소한의 거주 환경 수준에도 미달할 만큼 노후화된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농어촌의 주 인구인 노인들이 스스로 주택 개보수를 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다. 혹한의 추위와 들이치는 폭우를 막을 방도가 없는 현실에서 한국농어촌공사의 주택 개보수 사회공헌 사업은 가장 절실하고도 결정적인 도움이 아닐 수 없다.

한국수자원공사, 행복 가득 수(水)프로젝트

한국수자원공사는 물을 관리하는 공사의 설립 목적과 밀접하게 연관된 사회공헌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행복가득 수 프로젝트’가 그것이다. 도시에서는 하수도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어 물 사용에 어려움이 없지만, 섬 지역 등 낙후 지역은 사정이 다르다. 행복가득 수 프로젝트는 이러한 낙후지역의 수자원 관련 시설을 개보수해 주는 사회공헌 활동이다. 수도배관이 낡아 녹물이나 탁수가 발생하거나 수압이 일정하지 않아 수돗물 사용에 어려움이 있거나 하는 등 크고 작은 일상의 어려움이 이 프로젝트로 인해 해결됐다.
행복가득 수 프로젝트는 뜻밖에 일자리 창출 효과도 가져왔다. 시설 공사를 추진하면서 10개의 시공업체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240여 개의 일자리가 생겨난 것이다. 물은 기본적인 의식주를 영위하고 건강과 직결된 청결을 유지하는데 필수적인 자원이다. 수자원 공사의 깨끗한 물 공급 프로젝트는 공사의 설립 목적 및 전문성을 살림과 동시에 소외지역 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에 직접적인 도움을 준 사회공헌이라고 할 수 있다.

일자리 분야
CJ대한통운, 실버택배

CJ대한통운의 실버택배는 기존의 사회공헌 활동 이상의 비즈니스 모델이다. 해당 사업으로 수익을 창출하고 사업적 난제도 해결했기 때문이다. 택배기사들은 배달 수량에 따라 수익이 책정된다. 그런데 좀처럼 집을 찾기 어려운 골목 주택가는 택배 한 건당 배달 소요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려 택배기사들이 기피하는 배달 난지역이다. 이러한 상황을 사회적 이슈로 주목한 CJ대한통운은 동네에 오래 거주해 주변 지리에 익숙한 시니어들을 고용하는 실버택배 사업을 시작했다. 시니어들에게 친환경 카트를 제공하고 배달 난지역의 물량을 대거 돌렸다. 시니어들은 고정 수입도 얻고 동료들도 생기면서 삶의 활력을 얻고 기존 택배 기사는 배달 난지역의 물량들을 덜어낼 수 있어 생산성이 높아졌다. CJ대한통운의 실버택배는 성공 사례로 인정받아 서울시, 경상북도, 부산시 등 여러 지방자치 단체와 협력해 전국적인 확산 단계에 있다. 일자리가 가장 큰 복지라는 구호까지 나오는 요즘, 실버택배 사업은 노인 복지와 기업 이익을 동시에 추구한 사회공헌이라고 할 수 있다.

GS홈쇼핑, 도네이션 방송을 통한 사회적 기업 지원

GS홈쇼핑은 ‘따뜻한 세상 만들기’라는 도네이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홈쇼핑 방송 시간의 일부(30분)를 할애하여 나눔이 필요한 사연을 소개하고 시청자들에게 후원을 받아 전달하는 프로그램이다. 수억 원의 매출을 올릴 수 있는 30분의 방송 시간을 나눔에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2010년부터 GS홈쇼핑은 월 1회 도네이션 프로그램을 통해 사회적 기업의 상품도 소개하고 있다. 공정무역 상품, 장애인 재활단체, 친환경 기업 등 사회적 기업에서 생산한 제품을 수수료 없이 판매한다. 우리 사회에 착한 소비를 전파하고 홍보와 판로 개척이 절실한 사회적 기업의 성장을 돕기 위함이다. 사회적 기업은 GS홈쇼핑의 축적된 방송 노하우는 물론 인터넷, 모바일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상품을 판매할 기회를 얻는다. 취약계층에게 일회성 성금을 전달하는 소극적 지원이 아니라 일자리를 제공하는 사회적 기업을 지원하여 취약계층의 경제적 자립에 일조하는 사회공헌이라고 할 수 있다.

수혜자 중심의 사회공헌의 필요성

기업에서 소비자 중심적 사고는 경영원칙과도 같다. 소비자 중심적인 제품과 서비스가 곧 경쟁력이기 때문이다. 사회공헌 또한 다르지 않다. 주는 입장이 아니라 받는 입장에서 절실한 것이어야 한다. 수혜자에게 우선적으로 필요한 것과 남들보다 잘할 수 있는 것. 그 교집합을 찾아낼 때 비로소 효과적인 사회공헌이 될 수 있다. 기업의 사회공헌에 수혜자 중심적 사고방식이 필요한 이유다. 사회공헌은 시장과 동떨어져 있지 않다. 기업은 사회공헌을 통해 시장의 소비자들에게 인정을 받고 지속가능경영을 위한 발판을 만들어나간다. 우리 사회 소외계층을 발굴하고 그들의 필요를 채워나갈 때, 기업들은 시장과 소비자의 진정한 니즈가 무엇인지 그 실마리도 얻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