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15일 대통령 북유럽 순방 경제사절단 중 사회적기업 조직이 동반하였습니다. 아마도 경제사절단에 사회적 경제 조직이 포함된 것은 역사상 최초일 것입니다. 또 지난 5월에는 SK그룹의 제안으로 ‘사회적 가치’를 주제로 하는 Social Value Connect(SOVAC, 소백) 행사가 개최되었습니다. 기업, 비영리, 사회적 경제의 영역에서 약 4,600명이 행사에 참여하였고, 조기에 마감될 정도로 호응이 높았습니다. ‘사회적 가치’라는 조금은 낯설 수 있는 주제의 행사에 상당한 인원이 참여하여 사회적 가치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서 열띤 논의를 진행했습니다. 이 같은 사례는 사회적 가치에 대한 관심이 확대되는 가운데, 우리 사회 내 사회적기업이 주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질문으로 다시 돌아가 사회적기업과 사회적 가치에 대해 이야기해보겠습니다. 2017년 정부가 사회적기업/소셜벤처를 지원 및 육성하기로 하면서 ‘소셜벤처’를 행정용어에 포함하였습니다. 소셜벤처는 사회적기업과 마찬가지로 사회문제를 혁신적인 방법으로 해결하여 경제적 이익을 얻는 조직으로 정의됩니다. 사회적기업 혹은 소셜벤처 모두 “사회”라는 요소를 포함하며 여기서 사회문제 해결은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볼 수 있습니다. 즉 사회적기업/소셜벤처는 사회문제 해결을 통해서 긍정적인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게 됩니다. 여기서 말하는 사회적 가치는 지속가능하고 포용적인 사회를 만들어가는 것이 핵심이며, 시장경제의 약점과 공백을 메꿔주고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이 됩니다.

환경오염, 기후변화, 양극화와 같은 사회문제가 급속하게 발생하고 문제의 크기도 거대해지며, 또 복잡해지고 있는 오늘날의 상황은 우리의 지속가능한 삶과 사회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사회문제는 개인의 생활뿐만 아니라 기업의 지속가능성에도 치명타를 입힙니다. 기업의 이윤 창출 활동의 전반에 걸쳐 리스크가 발생할 뿐만 아니라 고객들은 환경과 사회적 이슈에 둔감한 기업에게 반응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기업의 생존을 위해서 이미 네슬레, 유니레버와 같은 글로벌 회사들과 자본시장은 경제적 가치와 더불어 사회적 가치를 비즈니스에 중요한 전략으로 삼고 있습니다. 글로벌 위기에 대응해서 우리 기업들도 사회적 가치 창출을 위해 내부시스템을 전환하는 동시에 사회적 경제 주체와 협력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몇몇 기업은 내부적으로 사회적기업을 자체적으로 설립하거나 협력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하고 있습니다. 한 예로 플라스틱 문제가 인류를 위협하게 되고 핵심사업의 생존에도 영향을 주는 점을 고려해, 사회적기업과 협력하여 혁신적인 방식으로 이러한 문제에 그룹차원에서 대응하고자 하는 기업도 있습니다.

사회적기업은 본질적으로 사회문제를 해결하고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것을 최우선의 목적으로 합니다. 또한 대기업이 지금까지 추진해 온 사회공헌활동, 공유가치창출전략(CSV) 모두가 사회적 경제 주체인 사회적기업의사회적기업의 사회적 가치 창출 전략과 다르지 않습니다. 따라서 사회적기업은 기업의 사회적 가치 추구, 사회문제 해결을 통한 비즈니스의 지속가능성 추구 과정에서 중요한 파트너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최근 몇 년은 역사상 사회적기업에게 가장 많은 지원사업과 투자금이 제공되는 시기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정부의 의지도 높으며, 글로벌 위기로 인해서 대기업의 협력구조 역시 가장 활발한 때라고 볼 수 있습니다. 서울 성수동을 중심으로 사회적기업 클러스터가 구성되었고 양적으로도 최근 몇 년 동안 폭발적인 성장을 이루었습니다. 정부의 지원금과 임팩트 투자금은 몇몇 사회적기업 성장의 기회를 넓혀주고 지지대로서의 역할을 해주었습니다. 사회적 경제 생태계의 양적 성장에도 큰 기여를 했습니다.

이제는 투입(input)과 산출(output)중심의 지원과 투자를 넘어서 질적인 성장을 위한 전환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사회적기업이 사회문제를 해결하면서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고 더 괜찮은 사회를 만드는 데 기여하고 있는지를 장기적인 관점으로 바라보고, 이를 위한 토대를 만들어 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사회적기업이 우리 사회에 경제적·사회적으로 기여하고 있는지를 성과중심으로 바라보는 관점이 필요합니다. 이러한 접근이 사회적기업이 생태계의 질적 성장을 위한 핵심적인 지원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사회적기업은 유연하며, 보다 문제중심으로 접근하고 특정문제에 있어서는 전문가적인 방법을 적용하기에 유리한 위치에 있습니다. 한편으로는 자본이나 네트워크가 부족하여 글로벌 진출이나 사업의 확대를 통한 사회적 가치의 확산 등과 같은 부분에서는 어려움을 겪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대기업은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방식에 있어서 사회적기업과 협력하고, 이들의 장점을 활용하며 부족한 부분을 지원하는 방식을 택할 필요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Embrace라는 사회적기업은 개발도상국에 저렴한 가격으로 인큐베이터를 제공하는 회사입니다. 이 회사는 GE 헬스케어와의 협업을 통해서 가격을 낮추고 판매를 확대하여 사회적 가치를 확장했습니다.

사회적기업을 지원하는 대기업의 프로그램이 전례 없이 많은 상황입니다. 단순히 경진대회 수준에서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실제적 사업파트너로서 함께 갈 수 있도록 자원을 공유하여, 협력모델이 추구하는 목적을 효과적으로 달성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할 것입니다. 이러한 접근이 우리 사회적 경제 생태계의 질적 성장과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를 함께 극대화할 수 있는 장기적인 방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